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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가을 진객 ‘임진강 참게’ 제철…예년보다 보름 늦어

중앙일보

입력

가을철 임진강의 진객 ‘참게’가 제철을 맞았다. 참게는 5월 초 서해 어귀에서 임진강 상류까지 올라간 뒤 9~11월 중순까지 산란과 월동을 위해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강화도 인근 서해로 돌아간다. 19일 경기 파주시어촌계에 따르면 참게가 지난 14일쯤부터 임진강에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보름가량 늦게 나타난 것이다.

김현옥 전 파주시어촌계장은 “올여름 유난히 장마가 길었던 데다 임진강 수위가 좀처럼 줄지 않는 바람에 참게의 출현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여름 긴 장마와 집중호우에다 북한 황강댐의 잇따른 방류 등으로 인해 참게 상당수가 하류로 쓸려내려 가면서 올가을엔 예년에 없이 어획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진강 참게. 중앙포토.

임진강 참게. 중앙포토.

임진강 참게는 조선 시대 임금님 진상품  

임진강 참게는 살이 통통하고 부드러운 데다 담백한 맛과 특유의 향이 일품이다. 다음 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잡히는 참게가 속이 가장 알차다. 임진강 참게는 조선 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도 유명하다. ‘동국여지승람’에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고 기록돼 있기도 하다.

장석진 전 파주어촌계장은 “임진강 참게장은 잡은 뒤 바로 장을 담그지 않고 보름간 ‘축양(畜養)’ 기간을 거치면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조선 시대 임금에게 올리던 참게장은 축양 기간 쇠고기를 먹였다고 한다”며 “큰 수조에 참게를 넣고 민물고기 같은 먹이를 줘 살과 영양분이 통통하게 오르도록 하는 과정을 거쳐 담그는 참게장 맛은 일품”이라고 소개했다.

임진강 참게 매운탕. 중앙포토

임진강 참게 매운탕. 중앙포토

참게장은 살아 있는 게에 바로 간장을 부어 담는다. 이때 무·마늘·대파·대추·생강과 말린 고추씨 등을 함께 넣는다. 사흘쯤 지나면 게를 건져내고 간장을 두세 시간 달여 식힌 뒤 다시 게에 부어 사흘가량 더 숙성시킨다. 이렇게 장을 달여 숙성시키기를 두세 차례 하면 참게장이 완성된다.

임진강 참게는 '동국여지승람'에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고 기록돼 있다. 중앙포토

임진강 참게는 '동국여지승람'에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고 기록돼 있다. 중앙포토

임진강 일대에는 참게 매운탕과 참게장을 내놓는 음식점 30여 곳이 있고, 살아있는 참게를 판매하는 파주어촌계 민물직판장도 있다. 생물 참게 가격은 ㎏(15마리 가량)당 수컷 2만원, 암컷 2만5000원 선이다. 어획량이 줄었지만, 가격은 10년 전 풍년일 때보다 5000원 정도 내렸다. 값싼 중국산 참게의 수입 여파란 게 어민들의 분석이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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