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 관절염 치료에 '동서의학 접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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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과 관절염은 완치가 쉽지 않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이들 질환에 서양의학적 치료 외에 한의학을 접목시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최근 양·한방 협진을 통해 간염과 관절염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란 평가다.이들 질환에 대해 최근 발표된 동서의학 협진의 연구결과들을 살펴본다.

◇ B형간염〓B형간염은 전 국민의 8%에서 혈액 중 바이러스가 검출될 정도로 흔한 질환.

경기도 부천시 하나한방병원과 순천향대학 부천병원이 최근 보건복지부 연구과제로 B형 간염환자 14명을 대상으로 서양의학의 치료제인 라미뷰딘과 생약에서 추출한 한방 간염 치료제 헤파큐어-1을 3개월동안 복합 투여한 결과, 간염수치인 ALT가 치료 전 209.2IU/㎖에서 치료 후 39.7IU/㎖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라미뷰딘(상품명 제픽스)은 국내 의료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B형간염 치료제다.

라미뷰딘을 단독으로 투여한 그룹이 치료 전 130.5IU/㎖에서 치료 후 89.3IU/㎖로 감소한 것에 비하면 뛰어난 결과라는 것. ALT는 간염으로 간세포가 파괴될 때 발생하는 간효소로 정상수치는 40IU/㎖ 이하다.

하나한방병원 최서영 원장은 "라미뷰딘은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뿐 죽이진 못하므로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며 "이 경우 라미뷰딘과 함께 간 기능의 회복을 도와주는 한약재를 복용함으로써 간염치료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 관절염〓관절염으로 상한 뼈의 재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금까지 의학계의 정설. 서양의학에서 시행하는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는 모두 염증을 가라앉히는 등 증상의 개선을 위한 것일 뿐 손상된 뼈나 관절 자체를 다시 살리진 못했다.

그러나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한용남 교수와 자생한방병원 연구진은 최근 양근탕 등 추나요법에 쓰이는 한방제재에서 추출한 신바로메틴 성분이 뼈의 재생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디스크와 골다공증.관절염을 일으킨 쥐에게 3개월 동안 신바로메틴 성분을 투여한 결과 손상된 뼈가 다시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

자생한방병원 신준식원장은 "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신바로메틴을 투여한 결과 척추뼈 손상으로 인한 디스크의 퇴화와 신경의 마비현상이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 향후 과제〓이번 연구결과는 양.한방 협진을 통한 한방의 과학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번 연구에서 효능이 입증된 한방제재에서 유효성분만을 골라낸 뒤 이에 대해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과 부작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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