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아들, 진작 공수처 통과됐다면…" 이 말 뒤 밀어붙이는 與

중앙일보

입력 2020.09.14 14:08

업데이트 2020.09.14 17:26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흥구 대법관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흥구 대법관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여권이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논란의 틈을 비집고 공수처 출범 일방통행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14일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장이 정한 기한 내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10일의 기한을 정해 각 교섭단체에 추천을 요청하고 여기에 응하지 않는 교섭단체가 있으면 의장이 직접 법학계 인사를 선임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학계 인사는 법원조직법상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사단법인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사단법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으로 정한다. 또 후보추천위원회 소집 30일 이내 후보자 추천 의결을 마치도록 하고, 단 1회에 한하여 10일 이내로 추천 절차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에는 박주민·황운하·이재정 민주당 의원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등 16인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지난 8일 김태년 원내대표는 여야 원대 회동에서 “야당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즉각 추천하면 대통령 특별감찰관 후보와 북한인권재단 이사의 국회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제안을 했다. 하지만 주호영 원내대표가 다음 날인 9일 “특별감찰관 추천이 완료돼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을 뿐 국민의힘 측은 그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협상 제안 후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야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법사위 간사가 공수처 개정안 법안 발의에 나서며 야당 측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백 의원은 “후보 추천위원에게 부여된 비토권은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의결권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지 후보 추천 위원회 구성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을 보장하는 의미가 아닌데도 국민의힘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후보 추천 해태 행위는 공당으로서 자격 상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국회 횡포와 직무유기에 정당한 입법권으로 대응하겠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김용민·박범계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백의원은 법사위에서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간사라 무게감에서 차이가 있다. 김용민 의원안은 지난달 24일 ‘여야 각 2명’인 추천위원 몫을 ‘국회 몫 4명’으로 바꿔 야당이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추천위를 무력화시키지 못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광진구 자택을 나서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광진구 자택을 나서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공수처 추진에 속도를 내는 이유가 추미애 장관 사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진작에 공수처가 통과됐다면 권력자의 이런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조속하게 처리될 수 있었다”(이재정 의원, 9일) “흔들림 없는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김용민 의원, 13일) 등 추 장관 사수 필요성을 검찰개혁과 공수처 출범과 연관짓는 목소리도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일로 야당에서 정치공세를 하는 상황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 필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추 장관 문제에 침묵해왔던 이낙연 대표 이날 처음 추 장관의 해명에 대해 “우리가 충분히 알지 못했던 가족 이야기와 검찰개혁에 대한 충정을 말씀해줬다”고 평가한 것도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 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연설에서도 “권력기관 개혁은 민주주의 진전과 대한민국 성숙에 꼭 필요한 과제”라며 법 추진 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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