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이미림 "행운이 날 도와...믿을 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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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이미림. [USA투데이=연합뉴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이미림. [USA투데이=연합뉴스]

 이미림(30)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퀸이 됐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그는 연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감격해했다.

이미림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로 넬리 코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동률을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역전 우승했다. 고비 때마다 나온 환상적인 칩샷으로 버디와 이글을 연이어 성공한 덕이었다. 이미림은 우승 상금 46만5000 달러(약 5억5000만원)를 받은 것은 물론, 2017년 3월 KIA 클래식 이후 3년 6개월 만에 LPGA 투어 개인 통산 4승을 달성해냈다.

경기 직후 이미림은 "믿을 수 없다"는 말로 우승을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우승자 공식 인터뷰에서도 그는 "솔직히 정말 믿을 수가 없다"면서 "가족을 재회하고나면 우승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지금 당장 정말 힘든 시기임에도,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국내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18번 홀(파5)에서 환상적인 칩샷이글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미림은 "17번 홀에서 보기를 해 아쉬웠기 때문에,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겠단 생각으로 했는데, 샷이 들어갔을 때 정말 놀랐다. 약간의 행운이 나를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18번 홀 칩인이글 전에 나온 16번 홀 칩인버디를 이날 최고의 샷으로 꼽기도 했다.

"연장전이 끝난 뒤로 행복했다"던 이미림은 이 대회 우승자의 전통 세리머니인 18번 홀 그린 옆 호수 '포피스 폰드' 입수도 했다. 캐디와 함께 입수한 그는 입수 직전에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평소에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데, 깊이가 조금 깊어보여서 그 순간 조금 망설여졌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메이저 첫 우승을 거둔 그는 "비록 우승을 했지만 아직 개선하고 고쳐야 할 게 많기 때문에,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 방에 돌아가 가족들과 얘기를 나누고 푹 자겠다"면서 우승날 밤 계획도 소소하게 밝혔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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