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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상한가'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3위…고평가 논란도 계속

중앙일보

입력

상장일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시장 3위로 올라섰다.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상장 전 공모가격이 2만4000원이었는데, 상장일인 10일에는 6만2400원, 11일에는 8만1100원이 됐다. 152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청약에 성공했다면, 이날까지 수익률은 238%에 달하는 셈이다.

10일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뉴스1

10일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뉴스1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라는 SK바이오팜은 상장 후 3일 연속 상한가('3연상')를 달성했는데, 투자자들 사이에선 카카오게임즈도 그럴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팽팽하다. 다음 거래일인 14일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상한가를 기록한다면, 시가총액은 7조원대로 불어나 현재 2위인 씨젠(6조5638억원)을 제칠 수도 있다.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고평가', '거품' 논란은 상장 전부터 있었다. 지난달 26~27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결과 경쟁률은 1478대 1에 달했고, 1~2일 일반인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사고 싶다며 넣은 증거금은 58조원이 넘었다.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고, SK바이오팜 때(기관경쟁률 836:1, 증거금 31조원)보다 더하다.

유동성·코로나·IPO활황 겹치며 치솟은 관심

남궁훈,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앞줄 왼쪽 2번째, 3번째)가 10일 카카오게임즈 상장 직후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앞줄 왼쪽 2번째, 3번째)가 10일 카카오게임즈 상장 직후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란 회사 자체의 가치나 성장성에 대한 합리적 평가도 작용했겠지만, 갈 곳 잃은 유동성이 몰려들 곳을 찾았을 뿐이란 얘기도 나왔다. 금리가 낮아 자금을 많이 굴릴 수 있는데 부동산 쪽은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주식 쪽으로 돈이 흘러들어왔단 것이다. 여기에 게임업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수혜를 입었고, 7월엔 SK바이오팜이 상장 직후 대박을 터뜨렸단 사실이 '공모주는 대박', '게임은 대박'이란 막연한 기대로 불어난 측면도 있다.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전인 지난 6월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장외에서 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공모주 청약을 받을 때쯤엔 그 가격이 6만원을 넘어섰다. 상장 전날인 9일에는 7만원대 후반까지 솟구쳤다. 공개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시장가격은 이제 그보다 높다.

투자자 기대와 증권사 판단의 괴리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 중에서 카카오게임즈 목표 주가를 5만원보다 높게 잡은 곳은 없었다. 미래에셋대우가 4만2000원으로 가장 좋게 봤고, SK증권·대신증권·메리츠증권은 3만2000~3만8000원 선이 적정하다고 봤다. KTB투자증권은 이보다 낮은 2만8000원을 제시했다.

상장 초기 급등 가능하지만…적정주가와 괴리 유의 

적정주가를 계산할 땐 같은 업종 다른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본다. 11일 주가 기준으로 카카오게임즈의 PER은 72배다. 게임업체들의 PER은 10~50배 수준으로, 회사별 차이가 큰데 엔씨소프트·넷마블·펄어비스의 장기 평균 PER은 각각 24배·50배·14배다. 애널리스트들은 카카오게임즈를 이런 회사들과 비교해 그들의 평균 정도면 괜찮을지, 아니면 ‘펄어비스보단 높고 엔씨소프트보단 낮다’고 볼지 등에 따라 적정주가를 달리 산출한다.

다른 공모주들도 그러했듯 상장 초기의 거품에 유의해야 한다. '3연상'한 SK바이오팜도 21만700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최근 한 달간 주가 수준은 16만~19만원대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게임 기업들은 기업공개를 위해 준비한 신작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상장 초기 PER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과 펄어비스도 2017년 상장 이후 PER이 각각 80배, 200배를 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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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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