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축구협회 동병상련, 코로나19로 거액 적자 불가피

중앙일보

입력

일본축구협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재정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일본이 벨기에에 2-3으로 패한 직후 안타까워하는 일본인 축구팬. [AFP=연합뉴스]

일본축구협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재정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일본이 벨기에에 2-3으로 패한 직후 안타까워하는 일본인 축구팬. [AFP=연합뉴스]

일본축구협회가 코로나19 부작용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처했다. 상황은 대한축구협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니치는 “일본축구협회가 10일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피해를 반영해 2020년도 예산을 수정했다”고 11일 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일본축구협회는 올해 기대한 수입 중 49억엔(550억원)이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로 인해 최종적으로 11억엔(12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축구협회의 돈줄이 마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A매치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대표팀이 치른 A매치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이 마지막이다. 자국 내에서 열린 마지막 A매치는 지난해 11월 베네수엘라와 치른 평가전이다. 1년 가까이 A매치를 치르지 못하다보니 TV 중계권료와 관중 입장료, 스폰서십 등 기대했던 수입 중 상당수를 놓쳤다.

정몽규 회장(맨 왼쪽)이 주재한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KFA]

정몽규 회장(맨 왼쪽)이 주재한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KFA]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상황인 만큼, 일본축구협회는 올해 자국내 A매치 개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 10월과 11월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 유럽에서 원정 A매치를 치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실전 감각을 키워주기 위한 결정이지만, TV 중계권과 스폰서십을 확보해 다만 얼마라도 수익을 올리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상황은 대한축구협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올해 A매치를 단 한 차례도 치르지 못한 상황이라 거액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대한축구협회도 유럽파 위주의 원정 A매치를 구상 중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달리 유럽 무대에서 뛰는 골키퍼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을 비롯해 선수단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협회 운영을 위한 재원은 A매치를 중심으로 형성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올 스톱' 되다보니 마땅한 돈벌이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는 10월에도 정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는 10월에도 정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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