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올리면 수술부위 감염 차단 가능

중앙일보

입력

수술전에 환자의 몸 전체나 수술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수술상처의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잉글랜드 노스티스 대학병원의 임상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수술전 30분 동안 환자의 몸 전체나 수술부위의 온도를 높인 뒤 수술을 하면 수술상처의 감염 위험을 6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지금은 수술부위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로 수술전에 항생제를 미리 투여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술상처를 감염시키는 박테리아들이 점점 항생제 내성이 강해지고 있는 만큼 이 방법이 예방적 항생제 투여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팀은 수술환자 416명을 대상으로 수술전 30분 동안 3분의 1에게는 몸 전체에 더운 바람을 불어넣는 천공이불을 덮어주고 또다른 3분의 1은 수술부위만을 특수장치로 덥혀주고 나머지 3분의 1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가운데 수술을 받게한 뒤 수술후 2-6주동안 지켜보았다.

그 결과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환자 그룹에서는 139명중 19명(14%)이 수술부위에 감염이 발생한 반면 몸 전체나 수술부위를 따듯하게 했던 환자들은 277명중 13명(5%)만이 감염이 나타났다.

이는 평균감염율로 환산했을 때 몸 전체나 수술부위를 따듯하게 한 것이 수술상처 감염율을 64% 감소시켰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몸 전체를 따듯하게 한 환자나 수술부위만을 따듯하게 한 환자의 경우 감염율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수술전 환자의 몸을 덥게 하면 수술중 출혈이 보통환자보다 심할지도 모른다는우려가 있었으나 그러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과대학의 상처치료 전문의인 토머스 헌트박사는 이 연구결과에 대해 수술환자에게는 페니실린 발견과 맞먹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헌트 박사는 면역체계의 핵심 구성요소인 백혈구는 반응성이 높은 산소로 상처박테리아를 죽이지만 백혈구가 이러한 슈퍼 산소를 얻기 위해서는 평상시보다 50배나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체조직이 절개되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절개부위의 산소량은 백혈구가 박테리아를 죽이는데 지장을 초래할 수준으로 떨어지며 여기에 수술실의 온도와 마취에 의해 환자의 체온이 낮아지는데 이것도 혈관수축을 조장한다고 헌트 박사는 지적했다.

연구팀은 우리 몸의 심부온도는 섭씨 36.5도이지만 피부온도는 이 보다 다소 낮다고 밝히고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피부온도를 심부온도정도로 올려주는 것이며 이이상 올리면 대사활동 촉진으로 피부온도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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