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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오늘 복귀 “2주내 의대생 구제 안 되면 단체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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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와 여당이 7일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 일정과 관련해 “추가 연장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 “국가고시 추가 연장 없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도 “국시 거부 일정에 변동이 없다”고 맞서고 있어 국시 파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시 거부 의대생 구제’를 압박하고 나섰다. 구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여당·정부와의 합의를 깨고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어서 ‘의사 파업’은 완전히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7시 진료 현장 복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 집행부가 사퇴하면서 병원별로 다시 복귀 찬반 의견 수렴을 하고 있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전공의가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7일 0시 기준으로 의사 국가고시 응시 재접수를 마감했다. 기존 국시 시작은 1일이었지만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을 반대하며 거부 입장을 밝혀 8일로 연기됐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국시 재접수 인원은 응시 대상 3172명 가운데 446명으로 14%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더 이상의 국시 연장은 없다고 못 박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국시 재접수를 하지 않은 의대생들은 금년도 실기시험 응시가 어렵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고지했다”며 “재접수 연장이나 추가 접수하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협 집행부 총사퇴 , 병원별로 복귀 찬반 투표도 

한정애

한정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국시를) 2차례 연기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접수는 어렵다”며 “미접수 의대생은 구제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들은 국시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와 여당의 국시 강행에 대해 “우리도 기존 발표대로 국시 거부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주 내 (의대생들을) 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도록 하거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일정이) 연기되지 않는다면 단체행동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대생의 국시 응시 거부는 일방적인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로서 마땅히 구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정부와의 지난 4일 합의를 깰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의협은 “합의는 의대생과 전공의 등 학생과 의사 회원에 대한 완벽한 보호와 구제를 전제로 성립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전제가 훼손될 때에는 합의 역시 더는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협 비대위가 8일 오전 7시 진료 현장에 복귀하는 것을 방침으로 정했지만, 의료계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대전협 관계자는 “합의문에 반발하는 전공의가 많다”며 “일선 전공의들은 파업 명분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왜 파업을 유보하느냐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강경파의 반발로 박지현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혼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 위원장은 “7일자로 대전협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집행부가 총사퇴한다”며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졸속 합의 이후 하나 된 단체행동을 위해 모든 전공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책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 비대위 집행부 사퇴 이후 병원별로 복귀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 등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7일 오후 10시 기준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의 전공의와 전임의들은 8일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전임의와 이대목동·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도 8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촌세브란스병원 일부 과의 전공의 등 집단휴진 지속 결정을 내린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 중심의 새로운 대전협 비대위가 구성되면 파업 등 강경 투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전협 관계자는 “한 수도권 병원의 전공의 대표를 중심으로 새 비대위 구성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대위원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어 새 비대위가 곧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연·이태윤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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