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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3년내 전기차 150만대 양산, 테슬라 추월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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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의 크로스오버 전기차 ID.4 외관. 사진 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의 크로스오버 전기차 ID.4 외관. 사진 폴크스바겐

“이른 시일 내에 테슬라를 넘어설 수 있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폴크스바겐 경영진이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베른트 오스텔로 폴크스바겐 최고노무책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발간된 독일 일요판 신문 ‘벨트 암 존탁’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스텔로는 인터뷰에서 “만약 테슬라가 세 개의 완성차 공장(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미국 텍사스 오스틴 기가팩토리, 아시아 지역에 검토 중인 기가팩토리)을 지어 30만~50만대의 전기차 양산 능력을 갖추더라도 양산 능력과 (전기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테슬라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폴크스바겐은 2023년, 빠르면 그 이전에 최소 90만대에서 15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폴크스바겐의 모듈러 전기차 플랫폼(MEB)이 완성차 업체에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어떤 브랜드라도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른트 오스텔로 폴크스바겐그룹 최고 노무책임자는 최근 독일 '벨트 암 존탁'과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른트 오스텔로 폴크스바겐그룹 최고 노무책임자는 최근 독일 '벨트 암 존탁'과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아우디 최고경영자(CEO) 마르쿠스 뒤스만이 이끄는 ‘아르테미스’ 태스크포스팀(TFT)이 전기·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테슬라와의 격차를 따라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게 되면 테슬라가 하는 것보다 더 짧은 시간 내에 (주행)데이터를 수집하고 자동차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인 아우디가 주도하는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다. 독일 잉골슈타트의 아우디 본사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전 세계의 ‘캠퍼스’를 통해 효율적인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4년에 차세대 고효율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폴크스바겐은 순수 전기차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중형 해치백 ID.3를 출시했고 조만간 크로스오버 차량인 ID.4를 내놓을 예정이다. 2023년까지 440억 유로(약 61조원)를 투자해 50종이 넘는 순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MEB 플랫폼은 중국·미국 등 완성차 업체에도 제공한다.

폴크스바겐 ID.4의 인테리어. 사진 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 ID.4의 인테리어. 사진 폴크스바겐

머스크-디스 회동, 무슨 얘기 오갔을까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주 독일을 방문해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그룹 회장과 깜짝 회동을 가졌다. 머스크는 지난 3일 베를린 외곽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 생산시설)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독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어 5일에는 니더작센주 브라운슈바이크 공항에서 디스 회장과 2시간여 동안 환담했다. 두 CEO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저녁 폴크스바겐의 순수 전기차 ID.3와 ID.4를 직접 시승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독일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모빌보헤’는 폴크스바겐그룹 내부 문건을 인용해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신경망처럼 정보를 수집해 운전자에게 최고의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업데이트한다. 우리를 비롯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외곽의 기가팩토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외곽의 기가팩토리 건설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폴크스바겐 그룹 경영진은 “테슬라가 전기·자율주행차 통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앞서 있다”며 테슬라와의 현재 기술 격차를 시인하는 발언을 수차례 하기도 했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판매 중인 ID.3에 이어 이달 말 ID.4를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와의 본격 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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