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벤츠와 테슬라의 스마트공장 전쟁…벤츠 "한 라인에서 내연차·전기차 생산"

중앙일보

입력

새 공장서 만든 '더 뉴 S클래스' 공개 

독일 진델핑겐에 오픈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스마트팩토리 '팩토리56'.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진델핑겐에 오픈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스마트팩토리 '팩토리56'.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진델핑겐에 오픈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스마트팩토리 '팩토리56'.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가 한 라인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공장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2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서 최첨단 자동차 생산기지 '팩토리 56'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팩토리 56은 벤츠의 쉰여섯 번째 공장이라는 뜻이다.

이날 메르세데스-벤츠는 팩토리 56에서 생산한 7세대 더 뉴 S클래스도 공개했다. 자동차의 고향 독일의 최첨단 공장에서 '당대 최고의 차'로 평가받는 신형 S클래스를 첫 작품으로 내놓은 셈이다. S클래스는 1951년 첫차를 선보인 후 전 세계서 400만대가 팔렸으며, 특히 한국인이 사랑하는 차다. 한국은 중국·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S클래스를 많은 사는 나라다. 7세대 S클래스 가격은 미정이다. 6세대 S클래스는 1억3420만~2억4460만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7세대 S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7세대 S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7세대 S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7세대 S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월드 프리미어에 앞서 마르쿠스 쉐퍼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한국 미디어와 간담회를 했다. 쉐퍼 COO는 "팩토리 56은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팩토리로 탄소 중립과 완전한 디지털 체계, 또 유연한 생산 공정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팩토리 56은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를 한 라인에서 생산하는 최초의 공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쉐퍼 COO는 "팩토리 56은 신형 S클래스를 생산하지만, 언제든지 다른 차를 생산할 수 있다"며 "주말을 이용해 2~3일이면 (생산 라인에서 설비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연기관 차를 생산하다가 전기차로 바꿔 생산할 수도 있다"며 "전기차 EQS와 EQB 등도 팩토리 56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로봇 등 첨단기술 총동원 공장 

이날 메르세데스-벤츠는 생산 규모나 '원 라인 멀티 유즈' 생산 방법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축구장 30배(연면적 22만㎡) 크기의 공장에 근무하는 인원이 1500명가량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그래서 업계는 이 공장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독일이 자랑하는 '인더스트리 4.0'이 총동원됐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 생산체계를 목표로 하는 인더스트리 4.0은 2010년 독일 정부 주도로 SAP(소프트웨어)·지멘스(엔지니어링)와 로봇업체 쿠카·ABB 등 독일의 첨단 IT·제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팩토리 56은 가장 오래된 완성차 업체가 표방하는 스마트 팩토리라는 점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구축 중인 '기가팩토리'와 비교된다. 기가팩토리도 탄소 중립, 유연한 생산체계, 로봇을 이용한 첨단 설비 등을 목표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업 강국 독일과 실리콘밸리의 IT 기술력을 앞세운 테슬라가 미래 자동차 산업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첨단 공장엔 독일의 자존심이라고 할만한 기업이 총동원됐을 것"이라며 "미래 자동차 산업을 두고 자동차의 백전노장인 벤츠와 실리콘밸리 IT를 앞세운 테슬라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테슬라가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이 얼마나 진화됐는지 지켜보는 것도 볼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럭셔리카의 대명사, 벤츠 S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7세대 S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7세대 S클래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이날 독일에서 출시한 7세대 S클래스는 내년 상반기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신형 S클래스엔 메르세데스-벤츠가 최초로 선보이는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2세대 'MBUX(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또 뒷바퀴까지 조향에 참여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과 뒷좌석 에어백 등이 최초로 선보였으며, 두 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증강현실(AR) 콘텐트를 지원한다.

실내엔 설치된 5개의 OLED 스크린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했다. 이 밖에도 메르세데스 벤츠는 "LG 외에도 S클래스에 들어가는 부품엔 한국산이 많다"며 "내년 선보일 럭셔리 전기차 EQS 공급 체인에도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쉐퍼 COO는 내년 하반기 출시할 S클래스엔 '레벨3(운전자 개입 없는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쉐퍼 COO는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준비가 됐다"며 "내년 독일 정부로부터 레벨3 인증을 받기 위해 단계를 밟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단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정을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의 규제 당국과 계속해서 대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