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렌 조수퇴치에 효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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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방향제나 가정에서 옷을 보관할 때 좀이 쓰는 것을 막는데 사용하는 나프탈렌이 과수원의 새·나방 퇴치에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산암면 종경리)는 최근 3∼4개월간 나프탈렌을 망사 주머니에 넣어 기술센터내 과수원(1천여평)의 사과와 배나무에 매달아 놓은 결과,까치 등 야생 조수로 인한 과일 피해가 8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군은 이 방법을 관내 30여 농가에 보급했다.

기술센터에 따르면 종전에는 1백여평 규모의 과수원에서 조수 부리에 쪼인 과일 수가 1백여개 정도 발견됐으나 나프탈렌을 설치한 뒤로는 20여개 이하로 줄었다.

기술센터측은 평소 까치가 맛이 좀더 달고 품질이 우수한 과일만을 골라 쪼아 먹는다는 사실에 착안,이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기술센터 관계자는 “까치가 후각이 발달했을 것으로 보고 나프탈렌을 이용했는데 나프탈렌 특유의 고약한 냄새가 조수들에게 역겨운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나프탈렌을 쓰면 사과 ·배에 부리를 박고 빨아먹는 ‘흡즙나방’의 접근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프탈렌은 야생조수 퇴치를 위해 종전에 사용하던 방조망(防鳥網)이나 공포탄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게 기술센터의 설명이다.

3천여평의 과수원에 나프탈렌 4∼5개가 든 주머니를 나무마다 2개씩 매달 경우 7만원정도(25kg)가 필요한 반면 방조망을 쓰면 2천5백만∼3천만원이나 들어,1백배 이상의 비용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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