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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프로게이머 되면 게임만 한다?” 게임학교 수업 듣고 오해 풀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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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강 학생기자, 이주영 학생모델, 맹서율 학생기자가 프로게이머가 된 듯 전문 장비를 착용하고 고성능 컴퓨터 앞에 앉았다. 프로게이머들은 이스포츠 구단의 지원을 받으며 게임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다.

(왼쪽부터) 안강 학생기자, 이주영 학생모델, 맹서율 학생기자가 프로게이머가 된 듯 전문 장비를 착용하고 고성능 컴퓨터 앞에 앉았다. 프로게이머들은 이스포츠 구단의 지원을 받으며 게임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게임산업은 '불경기에도 끄떡없는 산업'으로 인정받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의 지난 5월 발언입니다. 문체부는 코로나19 이후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중장기 정책방안으로 게임산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문체부에 따르면, 게임산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9.8%의 성장세를 보이는 고부가가치 수출 효자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게임은 대표적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죠. 최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모바일 게임 사용시간·다운로드 수가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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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비대면·디지털 여가문화인 게임에 대한 관심·수요가 더욱 증대될 전망이라는 게 문체부의 분석이에요. 커지는 시장서 미래 게임 인재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게임 구단서 10대 청소년을 위해 만든 국내 게임학교가 있다고 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찾았습니다. 서울 강남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GenG Elite Esports Academy, 이하 GEEA)서 10대부터 이스포츠 특화 진로를 정하고 미국대학 진학용 SAT 공부, 프로구단 입단용 게임 종목 공부 등을 하며 새 길을 만들고 있는 학생·관계자를 만났습니다. GEEA를 만든 젠지 이스포츠(이하 젠지)는 2017년 창단해 한국·미국·중국에 사무실을 둔 이스포츠 기업입니다. 오버워치·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배틀그라운드·클래시로얄·포트나이트·콜오브듀티·에이펙스 레전드 프로팀을 운영하죠. 지난 7월 젠지 이스포츠용 신사옥을 연 후 소중 학생기자단이 외부 인사로는 처음 방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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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단은 프로팀 선수·감독 등이 활동하는 젠지 사옥 2층부터 둘러봤어요. 본래 여기서 수업했지만 지금은 학교 건물을 따로 세웠죠. 3층에는 2019년 8월께 소속팀이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1위를 해 구단이 받은 트로피 등이 있었는데요. 학생기자단은 프로팀이 된 듯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해 보였습니다.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카카오 버전 등은 15세 미만 학생이 할 수 있죠. GEEA 학교 건물로 이동하니 백현민(Joseph Baek, Joe) 원장(교장 선생님 개념), 정희석 프로그램 매니저, 문정원 코디네이터가 반갑게 맞았죠. 이들을 따라 1층 세미나실·다과실·미팅룸 등과 3층 컴퓨터실·강의실을 둘러봤어요. "대부분 프로게이머 지망생이지만 코치 지망생도 있어서요. 학생들이 각자 역할에 맞게 이론 수업, 실전 연습을 합니다." 정 매니저의 설명을 듣고 나오니 공용공간이 나왔죠. "이론 강습을 하는 곳이에요. 학생들이 의자에 앉아 코치의 설명을 들으며 자유롭게 의견도 교환하죠." 여기서 조 원장과 정 매니저를 인터뷰하며 이스포츠학교 관련 호기심을 해결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젠지이스포츠아카데미 원장과 정희석 프로그램 매니저를 인터뷰했다. 평소 게임을 좋아한다는 세 학생기자는 이른바 '게임학교' 구성이 어떻게 가능한지 관계자들에게 여러 질문을 통해 알아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젠지이스포츠아카데미 원장과 정희석 프로그램 매니저를 인터뷰했다. 평소 게임을 좋아한다는 세 학생기자는 이른바 '게임학교' 구성이 어떻게 가능한지 관계자들에게 여러 질문을 통해 알아봤다.

주영 지원자 연령 제한이 있나요. 자격은 뭔가요.
A.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지원자를 받습니다. 1·2학기, 여름 등 계절학기 등 교육과정이 있고요. 지원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현재는 학생들이 오버워치 혹은 롤 중 하나를 택해야 하지만 향후 다른 게임 종목도 추가할 거예요. 우리가 요구하는 조건은 이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이 열정을 바탕으로 향후 이스포츠 업계에서 종사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프로그램은 중학생부터 시작하는데, 중학생의 경우 프로선수 혹은 미국 유학 목표로 해야 합니다. 한국에선 법적으로 대학 가려면 중학교 졸업장이 있어야 하잖아요. 미국에선 고등학교 졸업장뿐이죠.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한 졸업장이 안 나오니까 중학생 나이에 우리 학교에 입학하면 장래 목표를 프로선수 삼든가 미국 유학을 꿈꿔야겠죠. 고등학생으로 들어오면 미국 대학만 가는 건 아니고 검정고시 봐서 한국 대학 가는 것도 목표로 합니다.

 학생은 총 몇 명이며 지금 수업 종목이 두 개인 이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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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약 30명입니다. 특정 게임 종목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강의, VOD 분석, 팀플레이 등을 배우죠. 또 이스포츠 산업에서 마케팅·운영·관리 분야의 산업 전문가뿐 아니라 프로이스포츠 선수·코치·스카우터로부터 특별 지도를 받습니다. 수업하는 두 종목은 세계적으로 리그가 잘돼 있는 게임을 고른 거죠. 현재 우리는 롤과 오버워치를 하는 학생들을 받고 있습니다. 향후 다른 게임을 하는 지원자들, 이스포츠 산업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폭 넓혀 받는 게 목표예요. 게임을 잘하는 학생뿐 아니라 디자인·프로그래머, 게임 산업 관련 경영 공부를 원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목표를 꿈꾸는 학생들이 들어오는 걸 꿈꿉니다.

주영·서율 한국 대학에 이스포츠 관련 전공이 없는 이유는요. 비슷한 학과는 없나요.
A. 한국에 이스포츠 관련 학과나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이유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이유도 있죠. 또 관련 일자리에 대한 기회가 적기 때문이에요. 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은 건 이런 이유에서죠. 미국에 이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이 훨씬 많을뿐더러 게임 및 이스포츠 관련 커리어를 쌓을 기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서서히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바뀌기 시작하며 기회도 늘고 있습니다. 국내 이스포츠학과 전문적인 곳은 두 군데 정도인데, 중앙대에 학과 과정 있던 게 진행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죠. 전남과학대도 있는데 지금 대회 위주로만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죠. 국내 몇 특기 고등학교에서 이스포츠 관련 강의를 비정기적으로 하지만 정기 교육 과정으로 삼는 학교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우리 학교 학생들이 미국에서 게임 관련 일을 하다가 한국에 좋은 기술·인프라를 확보해 오는 것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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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강 게임 관련 직업은요.
A. 게임과 관련된 가장 흔한 직업은 게임 개발자, 디자인, 콘텐츠 제작, 파트너십, 판매, 이벤트 관리, 팀 관리, 프로 게이머, 프로 코칭입니다. '이것만이 관련 직업이다' 할 순 없어요. 회사라면 금융·운영·마케팅·관리·세일즈·이벤트·엔지니어링 및 개발 등 많은 부서가 있죠. 모든 게임·이스포츠 회사들 역시 이 모든 부서를 운영하죠. 프로게이머 되는 학생은 손에 꼽혀요. 게임을 취미로 많이 한다고 게임을 선수로서 잘하는 것은 아니에요. 프로게이머들이 하루종일 게임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외의 진로도 있어요.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는 에이전트나 매니저 되거나 선수를 영입하고 선수를 확인하는 스카우터나 코치가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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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친 학생기자단은 3층 강의실로 이동해 공통 수업인 롤·오버워치 이론 수업부터 들었어요. 본래 게임별로 강의실을 달리해 수업도 따로 하지만 공용공간에서의 이론 수업은 모든 학생이 같이 듣습니다. 장민철 코치가 1교시부터 진행했어요. 이스포츠 리그 생태계를 공부했죠. 코치진은 국내 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전직 게이머예요. 정 매니저에 따르면, 진학을 위한 학교이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이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건 아니에요. 게임산업에 진입하고 싶어 미국 대학으로 가길 원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죠. 장 코치처럼 다른 진로를 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게임 구단에는 게임 연출, 해설사, 중계진, 스카우터, 분석가 등 다양한 직책이 들어간다는 게 장 코치의 설명입니다. 게이머 외에도 많은 직군이 있다는 걸 배웠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반인에겐 생소한 것이라 강조한다고 합니다. 2교시는 최재영 롤 코치가 맡았어요. 롤을 시연하는 팀 조합별 특징, 장단점 등을 설명했죠. 조합별로 장점·특징이 천차만별이라 팀 분석 후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게 최 코치의 설명입니다. "소규모·대규모·시간별 싸움 등 환경별 대결 조건이 다르므로 그림별로 구성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롤 학급 코치(왼쪽), 오버워치 학급 코치와 나란히 앉아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학생기자단을 지도한 두 코치는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롤 학급 코치(왼쪽), 오버워치 학급 코치와 나란히 앉아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학생기자단을 지도한 두 코치는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안강(가운데) 학생기자가 롤 학급 학생들에게 설명을 들으며 캐릭터를 어떻게 고르고 어떤 장점을 이용해야 승리할지 고민했다.

안강(가운데) 학생기자가 롤 학급 학생들에게 설명을 들으며 캐릭터를 어떻게 고르고 어떤 장점을 이용해야 승리할지 고민했다.

이주영(오른쪽) 학생모델이 롤 학급 학생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은 어떻게 어려움을 풀어나갈지 궁리했다.

이주영(오른쪽) 학생모델이 롤 학급 학생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은 어떻게 어려움을 풀어나갈지 궁리했다.

(왼쪽)안강 학생기자가 오버워치 학급서 코치에게 전략 강의를 들으며 실전 연습을 하고 있다.

(왼쪽)안강 학생기자가 오버워치 학급서 코치에게 전략 강의를 들으며 실전 연습을 하고 있다.

최 코치는 이론 수업을 마친 학생기자단의 롤 실습도 지도했어요. 안강 학생기자에겐 장수호(18)·진동욱(18) 학생이 멘토로 왔고요. 주영 학생기자는 조주형(18)·김민수(17)·김동연(17) 학생이 도왔죠. 서율 학생기자에겐 김혜성(15)·박재형(18)·이동준(19) 학생이 곁에 앉았어요. 최 코치의 지도로 처음 배운 건 과녁을 맞히는 연습이에요. 이후 적당한 아이템을 확보하는 법, 지도를 보는 방법 등을 형들의 도움을 받아 익혔고요. 형들의 지도를 들으며 각자 값진 승리를 맛보니 어느새 이별할 시간이네요. "여기 등록하고 싶어요. 영어 공부부터 열심히 해야겠어요."(서율) 여러분도 호기심이 생겼나요. 생활 속 기본기를 다지며 미래 인재가 될 궁리를 새로 해볼까요.

※ 인터뷰를 진행하며 학생들이 체험한 지난 7월 여름 학기 젠지 프로그램 GEEA 이후 명칭은 8월 24일 기준 젠지글로벌아카데미(Gen.G Global Academy, GGA)로 바뀌었으니 참고하길 바랍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앞줄)이 오버워치 코치(앞줄 왼쪽), 롤 코치(앞줄 오른쪽), 학생들과 포즈를 취해 보였다.

소중 학생기자단(앞줄)이 오버워치 코치(앞줄 왼쪽), 롤 코치(앞줄 오른쪽), 학생들과 포즈를 취해 보였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맹서율(서울 중대초 5) 학생기자

맹서율(가운데) 학생기자가 롤 학급 학생들에게 게임 공략법을 배우고 있다.

맹서율(가운데) 학생기자가 롤 학급 학생들에게 게임 공략법을 배우고 있다.

저는 평소 집에서도 게임을 즐겨요. 우리나라는 잘하는 선수도 많고 취재를 갔던 젠지처럼 선수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어 앞으로 게임산업이 더 기대됩니다. 직접 선수를 육성하는 아카데미에 가서 체험했는데 높은 사양 장비와 여러 과목의 지식도 배우고 안락한 쉼터가 무척 인상적이어서 저도 게임학교에 다니고 싶었습니다. 이스포츠는 코로나 영향도 많이 받지 않으니 학생들이 재미있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안강(경기도 관문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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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이스포츠 아카데미는 학생들을 프로게이머와 게임 관련 직업으로 성장시키는 곳이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직접 게임을 체험한 시간이에요. 이론 수업에 들은 것으로 게임하니 보다 더 잘하는 기분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젠지 사옥 1층서 본 프로게이머의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도 흥미로웠죠. 변화하는 시대에서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산업 주축으로 자리 잡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주영(서울 녹천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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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좋아해서 매일 게임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전문적으로 관리를 받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학교도 있고 전략 공부도 거기에 맞춰서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새로운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하면서 이스포츠의 의미도 배웠죠. 새로운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가 있고 더 많은 취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맹서율(서울 중대초 5)·안강(경기도 관문초 5) 학생기자, 이주영(서울 녹천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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