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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이상만 7만명 넘는 나라···日이 본 장수국 일본의 비결

중앙일보

입력

생존하는 일본 남성 중 최고령자였던 후쿠니시 모토이(福西基)가 최근 110세로 사망하면서 다음 자리를 ‘동갑내기’ 우에다 미키조(上田幹藏)가 물려받았다. 우에다의 뒤를 잇는 예비 최고령 남성 역시 110세 동갑내기다. 110세 이상을 사는 초백세인(supercentenarian)이 장수 국가 일본에서 더 이상 ‘신의 영역’처럼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110세 이상 초백세인, 잇따라 日 최고령 남성 자리에 #세계 생존 최고령자 타이틀 3인 연속 일본인 차지 #日 100세 이상 인구 7만명 돌파하기도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바라키(茨城)현의 후쿠니시가 지난 22일 시모쓰마(下妻)시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한 사실이 26일 뒤늦게 확인됐다. 후쿠니시는 지난 11일 시라이 쇼지로(白井庄次郎) 사망 이후 11일간 일본에서 생존 중인 남성 최고령자로 이름을 올렸다. 1909년생인 시라이는 일본의 마지막 1900년대생 남성이었다.

와타나베 지테쓰 씨가 지난 2월 기네스북으로부터 세계 남성 최고령자 인증서를 받고 주먹을 치켜든 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와타나베 지테쓰 씨가 지난 2월 기네스북으로부터 세계 남성 최고령자 인증서를 받고 주먹을 치켜든 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생존하는 일본 최고령 남성인 우에다는 1910년 5월 11일에 태어났다. 1910년 3월 25일생인 후쿠니시와 나이 차이는 47일에 불과하다.

우에다 이후 일본 남성 최고령자 자리를 잇는 인물은 하야시나카 킨사쿠(林中金作)로 1910년 11월 15일생이다. 110세 이상 최고령자가 연거푸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초백세인 시대가 성큼다가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남녀를 통틀어 최고령자 기록을 보면 '장수 국가' 일본의 위상이 더욱 잘 드러난다. 최근 기네스북이 공인한 생존 최고령자에는 3인 연속 일본인이 이름을 올렸다.

1900년 8월 4일생인 가고시마(兒島)현의 다지마 나비(田島ナビ)는 2017년 9월 세계 최고령자 자리를 이어받은 뒤 117세이던 2018년 4월 21일 사망 후 그 자리를 1901년 5월 2일생인 미야코 치요(都千代)에게 물려줬다. 1903년 1월 2일생으로 올해 117세인 다나카 가네(田中力子)는 2018년 7월 22일 세상을 떠난 미야코 이후 현재까지 줄곧 세계 최고령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은 장수 진기록 보유국가로도 꼽힌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역대 최고령 남성도 일본인이다. 기무라 지로에몽(木村次郎右衛門)은 1897년 4월 19일 태어나 2012년 12월 17일 116세 54일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덴마크 크리스찬 모텐센의 115세 252일 기록을 넘어섰다.

일본 후쿠오카시에 거주하는 다나카 가네 씨가 2019년 3월 기네스북으로부터 생존하는 세계 최고령자 인증서를 받았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오카시에 거주하는 다나카 가네 씨가 2019년 3월 기네스북으로부터 생존하는 세계 최고령자 인증서를 받았다. [연합뉴스]

한 때 생존하고 있는 최고령자 남녀 모두 일본인인 적도 있다. 기네스북은 지난 2월 12일 와타나베 지테쓰(渡邊智哲)에게 남성 최고령자 인증서를 전달했다. 1907년 3월 5일에 출생해 2020년 2월 23일 사망한 와타나베는 11일간 다나카와 기네스북 공인 남녀 최고령자 자리를 나눠가졌다.

현재 일본에서 100세 이상 인구는 7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9월 2019년에 100세를 맞이하는 인원이 전년도 대비 4764명 증가한 3만7005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100세 이상 고령자는 7만1238명으로 49년 연속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고 후생노동성은 설명했다.

매년 실시되는 해당 조사에서 100세 이상 고령자가 7만명을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후생노동성은 “채소·발효식의 식생활, 활발한 육체 활동 등 생활 습관이 장수의 비결로 보인다”며 “평균 수명이 높은 시가(滋賀)현과 나가노(長野)현 등에서 이 같은 특성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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