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여름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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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선 여름 질환들을 서병(暑病)이나 주하병(注夏病)으로 표현한다. 주된 증상은 식은 땀이 나면서 다리에 힘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는 것.

심한 경우에는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등에는 찬기운이 돌며 심한 갈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신체를 방어하는 위기(衛氣)작용이 떨어져 체온조절에 실패하고, 그 결과 기(氣)와 진액(津液)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란 것이 한의학적 해석.

따라서 한방의 여름 질환 처방은 몸의 보기(補氣)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사상의학과 이수경 교수는 "평소 건강한 사람은 보식(補食)만으로 충분히 체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노약자나 수험생과 같이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은 인삼이 배합된 보약을 먹어 뺏긴 원기를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삼계탕은 차가운 음식물 섭취로 냉해진 소화기 계통을 보호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 땀을 많이 흘릴 때는 여기에 황기를 넣어 닭죽을 쑤어먹는 것도 효과적이다.

여름철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한약은 생맥산(生脈散)이다. 맥문동과 인삼.오미자가 주재료로 기운이 없고, 입이 마르며, 기침이 나오는 증상에 효과가 크다.

특히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맥문동과 인삼.오미자를 각각 2:1:0.5 비율로 끓여놓고 보리차 대신 수시로 복용한다.

피부의 윤택함과 땀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건포 마찰도 권장된다. 피부호흡을 통해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설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하루에 오전.오후 10분씩 심호흡을 하면서 마른 수건으로 피부를 문질러주면 여름은 물론 겨울도 거뜬히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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