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세포의 화학요법 저항력 무력화

중앙일보

입력

지나친 화학요법으로 발생하는 암 세포의 저항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암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화학요법은 대개 첫번째 시술에서는 효과를 보지만 치료가 진행될수록 암 세포들이 저항력을 갖게돼 나중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다.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진에 따르면 `디사이터빈(decitabine)'이라고 불리는 약을 이용해 암 세포를 치료하면 암 세포의 저항력체계가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암 세포들이 특이하게도 자신들의 특정 기능 가운데 하나를 상실하는 과정에서 저항력을 갖게 된다는 점을 찾아냈다.

정상적인 세포나 암 세포들은 DNA의 결함을 탐지하고 유전자의 변이를 막아주는 `미스매치 리페어(mismatch repair, 불균형 복원)' 체계를 갖고 있으나 암 세포가 화학요법이 진행되는 동안 이 체계를 상실하게 되면 저항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암 세포가 어떻게 복원 체계를 상실하게 되는지와 이 체계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화학요법이 실행되면 `hMih1'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등 암세포의 핵심 유전자 몇 개가 작동하지 않게 되고 이것이 복원 체계의 상실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또 디사이터빈을 이용해 암 세포를 치료하면 화학요법 과정에서 기능이 상실됐던 암 세포의 핵심 유전자들이 다시 작동하게 되면서 복원 체계를 회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지휘한 밥 브라운 교수는 "디사이터빈과 같은 약들은 암 세포의 저항력을 무력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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