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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구원할 진짜 뮬란"···日서 더 열광한 24세 그녀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콩의 뮬란'이라는 별명으로 최근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홍콩 여성이 있습니다. 조슈아 웡(黃之鋒)과 함께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인 아그네스 차우(周庭ㆍ24)입니다.

[ㅈㅂㅈㅇ]

아그네스 차우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밤 홍콩 보안법상 '선동 및 분열' 혐의로 갑자기 체포됐습니다. 차우는 경찰에서 2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사를 받는 동안, 전 세계 트위터에서는 '#FreeAgnes', 즉 '아그네스 차우를 석방하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펼쳐졌습니다. "아그네스야말로 진짜 뮬란"이라며 여성 전사 '뮬란'에 차우를 빗대는 게시글도 많았습니다. 뮬란은 가족과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남장을 하고 싸운 중국 고대 전설 속 젊은 여성입니다.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뮬란'에서 뮬란 역을 맡은 배우 유역비(劉亦菲)는 지난해 홍콩 시위 당시 자신의 웨이보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올려 많은 홍콩인의 반발을 샀습니다. 사람들은 유역비의 이런 행보와 비교하며 차우야말로 진정 '용기 있고 지혜로운 뮬란'이라고 말한 겁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와 영화 '뮬란'의 주연배우 유역비를 비교하는 사진이 트위터를 달구고 있다. [트위터캡쳐]

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와 영화 '뮬란'의 주연배우 유역비를 비교하는 사진이 트위터를 달구고 있다. [트위터캡쳐]

여러 나라에서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지만, 특히 일본에서 차우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뜨거웠습니다. 차우가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일본에 홍콩 민주화 운동을 꾸준히 알려왔기 때문입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1일 오후까지 일본 트위터 계정 17만 8000개에서 차우 석방을 촉구하는 해시태그를 달았습니다. 일본 언론은 차우를 '민주 여신'이라 부르며 그의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아그네스 차우가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어로 홍콩 민주화 운동을 알리고 있다. 트위터 @chowtingagnes 캡처

아그네스 차우가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어로 홍콩 민주화 운동을 알리고 있다. 트위터 @chowtingagnes 캡처

차우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브이로그, 라이브 영상 등을 올리며 활발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운동가' 하면 떠오르는 진지하고 무거운 모습이 아닌, 재미있고 흥이 많은 차우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홍콩 경찰에 체포된 사람들은 차우뿐만이 아닙니다. 차우와 같은 혐의로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黎智英)와 그의 아들 등 주요 인사 6명이 체포됐습니다. 차우와 라이는 석방됐지만, 홍콩 민주파 진영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차우는 석방된 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광둥어와 일본어로 앞으로도 계속 홍콩 상황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홍콩의 뮬란' 차우가 어떤 인물인지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정희윤·남수현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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