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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기자회 "韓정부, 조국이 고소한 前기자 석방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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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장관. 뉴스1

조국 전 법무부장관. 뉴스1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언론인 우종창(63)씨의 석방을 요구했다. RSF는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인 단체다.

RSF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취재원 공개를 거부해 수감된 한국 언론인의 석방을 요구한다'는 기사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취재원 신원 공개를 거부한 것이 구속사유가 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단체는 "(우씨는) 현 정부에 반대하는 정치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언론인이자 정치평론가"라며 "2017년 박근혜 탄핵이 정치적 음모의 결과라는 보도를 하며 취재원의 신원 공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고 했다.

우종창

우종창

이어 "기자라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라 할지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법률적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취재원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우씨를 즉각 석방하고, 명예훼손 죄목을 없애고 언론에 대한 사법적 괴롭힘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SF는 또 "(우씨의) 고소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라며 "의회민주주의를 채택한 한국은 대체로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지만 낡은 법 조항에 따라 명예훼손은 최대 7년의 구금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세계 언론자유 순위는 180개 국가 중 42위"라고 덧붙였다.

우씨는 월간조선 기자 출신으로, 보수 유튜버로 활동해왔다. 2018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1심 선고 직전인 2018년 1월에서 2월 초 사이 국정농단 재판 주심 김세윤 부장판사를 청와대 인근 한식 음식점에서 만나 식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내용을 방송했다가 조 전 장관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달 17일 판결에서 "(해당 방송에서 피고인이) 제보자 신원은 밝히지 않고 어떤 합리적 근거나 검증 절차 없이 막연한 추측으로 허위사실을 방송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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