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스마트카드 황금알 낳는 거위 예상

중앙일보

입력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건강보험 스마트카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카드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건강보험 스마트카드는 종이로 된 건강보험 카드를 IC칩이 내장된 카드로 바꾸고 여기에 개인의 진료기록이나 건강상태 등 기본적인 신상정보를 기록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신용카드와 전자화폐 기능까지 부여하는 것.

정부는 이 카드가 보급되면 병의원과 약국, 건강보험공단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급여비 청구과정이 투명해지고 보험료 징수 등 관리비용도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관심사는 다른 쪽에 있다. 국민들이 항상 휴대하고 다닐 수 밖에 없게 될 이 카드에 신용카드.전자화폐 기능을 부여되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나타난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수가 5천만장을 넘어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가 정부의 각종 규제때문에 신규시장 확대가 어려워진 마당에 건강보험 스마트카드는 카드업계의 마지막 남은 '신대륙' 인 셈이다.

또 관련업계에서는 IC칩 제조와 카드발급 비용 6천억원, 카드 판독기 교체비용 1천억원 등에 프로그램 개발과 전산망 구축 비용까지 포함하면 1조원대의 시장이 새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 스마트카드 사업은 구상단계에 머물고 있다. 복지부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어떤 정보나 기능을 포함시킬 지에 대해서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업체들은 이미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준비를 시작했다.

현재 스마트형 건강보험카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움직이는 컨소시엄은 4개.

한빛.조흥.농협 등 21개 은행들과 에스원.삼성전자.한국통신.금융결제원 등 30여개 업체들이 참여한 KMC(가칭 한국의료보장)가 지난 13일 법인을 설립했고 이에 앞서 지난달 삼성.LG.비씨 등 카드사, 삼성SDS.LG EDS.한국IBM 등이 KHC(한국건강카드)을 출범시켰다.

또 포스테이타.SK C&C를 주축으로 하는 HIS와 몬덱스코리아가 이끄는 국민건강카드 컨소시엄도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스마트카드가 보급되면 환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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