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특수' 실종돼 장의업계 울상

중앙일보

입력

이른바 ‘윤달특수’가 실종돼 장의업계가 울상이다.

윤4월 대목을 기대했던 장의사나 석물제작 업체들은 “20일로 윤달이 끝나는데도 그동안 주문은 평소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내 M장의사와 C장례식장의 경우 윤달이 시작된 지난달 23일 이후 수의 주문을 단 1건도 못받았으며 K상포사와 C상포사는 전달에 비해 10∼20%를 파는데 그쳤다.

또 충주의 H장의사는 적어도 10벌 이상의 판매를 기대했으나 3벌밖에 못팔았다.청주의 모백화점도 윤달특수를 위해 수의를 특별행사를 벌였으나 20%밖에 소진하지 못했다.도내 회원농협들도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장의사를 운영하는 전영복(51)씨는 “올해는 ‘썩은 윤달’이라는 말이 퍼져 계약금을 주고 주문했다가도 해약하는 경우도 많아 윤달특수는 일찌감치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이같은 판매부진은 석물업계도 마찬가지.청주의 M석재는 평소 윤달이 끼면 전보다 30∼40% 많이 주문을 받았으나 올해 석물제작 건수가 평년 수준에도 못미쳤으며 청주의 H석재는 전달의 50%에 그쳤다.

장의사들은 “경기침체에다 납골묘를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윤4월이 뱀의 해에 뱀의 달이다보니 꺼림칙해 기피하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장업계는 그나마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분묘를 이장하기보다는 대부분 개장 후 화장(75%)하거나 납골당에 안치(20%)하는 등 화장 중심으로 장묘문화의 변화하고 있다는 점.

그러나 민속학을 다년간 연구해온 청주대 김영진(국문과)교수는 “윤달은 원래 덤으로 주어진 달이라 해서 평소 금해오던 흉례를 치르는 풍습이 있다”며 “특히 4월은 재생을 의미하는 봄을 뜻해서 예로부터 이장 등을 많이 했으나 일부 ‘죽을 사자’와 음이 같아 기피하기도 하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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