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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샤넬도 카톡으로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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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카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샤넬. [사진 카카오]

카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샤넬. [사진 카카오]

화장품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화장품은 ‘최후의 오프라인 소비재’로 남을 것이란 믿음이 컸다. 직접 발라보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장품 즉시 배송 전쟁’까지 벌어지는 판이다.

코로나로 화장품도 비대면쇼핑 #상반기 온라인 구매액 16% 늘어 #뷰티업계, 택배·포털과 잇단 제휴 #1시간·당일 배송 경쟁 불붙어

1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의 온라인몰인 시코르닷컴의 회원 수는 오픈 한 달 만에 6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 중 20·30세대 고객 비중은 86%에 달했다. 시코르닷컴에선 맥·나스·시슬리·설화수 등 고급 화장품부터 힌스·디어달리아처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신생 업체까지 총 450개 브랜드를 판매한다.

화장품 유통업체가 온라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구매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온라인 화장품 구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7%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과 3월 각각 37.5%, 19.1%씩 매출이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오픈한 화장품 온라인몰 시코르닷컴은 한 달 만에 회원 수가 6만5000명을 넘어섰다. [사진 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오픈한 화장품 온라인몰 시코르닷컴은 한 달 만에 회원 수가 6만5000명을 넘어섰다. [사진 신세계]

시코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인플루언서의 온라인 채널을 통한 화장품 브랜드 출시가 줄을 잇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이후 최근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화장품 시장 규모가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브랜드들도 디지털 판매 채널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아모레퍼시픽이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브랜드 스토어에 진출하는 등 온라인 판매망을 넓힌 게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11번가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JBP) 체결을 통해 ‘오늘 발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늘 발송은 오늘 주문한 화장품을 주문 당일 바로 발송하는 배송 서비스다.

LG생활건강도 CJ대한통운과 손을 잡고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자사 상품을 소비자에게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네이버 채널의 힘과 CJ대한통운의 배송 역량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려는 시도다.

사정이 이러니 콧대 높던 명품 브랜드도 온라인몰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달 카카오톡 선물하기 브랜드 관에 입점했다. 립스틱, 향수, 핸드크림 등 22종을 판매한다. 지난해 8월부터 명품 제품군을 늘리고 있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현재 샤넬 외에도 입생로랑·디올·에스티로더 등 66개의 고가 브랜드가 입점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명품의 상반기 거래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넘게 성장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도 화장품 배송에 뛰어들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에는 에뛰드하우스·일리윤·아이소이·메디힐·해피바스 등이 입점해있다. B마트에서 선크림, 클렌징폼, 아이라이너 같은 화장품과 화장솜, 헤어롤 같은 소품을 주문하면 한 시간 이내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에이블씨엔씨도 심부름 앱 ‘김집사’와 손을 잡고 브랜드 미샤 또는 편집매장 눙크의 화장품을 구매하면 당일에 배송해준다. 현재 서울 송파, 경기 용인과 수원 분당 등에서 서비스 중이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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