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1360원 부근서 맴도는 휘발유값…언제 좀 내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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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불안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4월 2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1298원, 경유 가격이 1118원으로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제 유가 불안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4월 2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1298원, 경유 가격이 1118원으로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넘게 13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주유소 기준 휘발유(보통휘발유 기준)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0.2원 오른 리터당 1361.2원을 기록했다.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월 9일 1306.08원으로 1300원을 넘어섰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7월 초부터는 리터당 1350원과 1360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 6월말 이후 1360원 부근에 머물고 있다. 오피넷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 6월말 이후 1360원 부근에 머물고 있다. 오피넷

경유 가격도 휘발유와 패턴이 비슷하다. 8월 첫째 주 주유소 기준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0.3원 오른 리터당 1163.7원으로 조사됐다. 7월 1일 리터당 1160.4원으로 1160원을 돌파한 경유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면서 한 달 넘게 1160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국내 유가가 가격 정체기에 접어든 이유는 뭘까.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원유 가격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유소 경유가격. 6웜말 이후 116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피넷

국내 주유소 경유가격. 6웜말 이후 116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피넷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 유가는 지난 4월 배럴당 1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수출길이 열리면서 유가는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결정으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원유재고 감소와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도 국제 유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미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이는 유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요소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부터 OPEC 원유 감산이 완화돼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급 증가가 크지 않고 하반기 수요 증가도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국제 유가 정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된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이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 연구원은 “국제에너지기구도 최근 늘어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수요 전망의 불확실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코로나 관련 이슈는 수요 회복 속도를 예상보다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에 연동된 국내 유가도 당분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역별 휘발유 가격 편차는 리터당 120.9원으로 조사됐다. 최고가 지역인 서울 휘발유 가격(8월 첫째 주)은 전주 대비 1.6원 상승한 리터당 1456.3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95.1원이 높았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0원 하락한 리터당 1335.4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5.8원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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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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