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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관리 능력 빛난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감독 선임 숨은 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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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의 빠른 대처가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안정시켰다. [프로축구연맹]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의 빠른 대처가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안정시켰다. [프로축구연맹]

성적 부진과 감독 계약 협상 결렬로 흔들리던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의 빠른 대처로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감독-성적, 흔들리는 팀 구해 #휴식, 잠 포기하고 동분서주 #빠른 대처와 철저한 분석으로 #최적의 지도자 선임 성공

인천은 7일 조성환 전 제주 유나이티드가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 감독은 이날 선수단과 상견례하고, 본격적으로 팀을 이끈다. 인천(승점 5)은 올 시즌 K리그1(1부) 14경기에서 무승(5무9패)으로 최하위(12위)다. 11위 FC서울(승점 13)과 격차는 8점이나 난다. 꼴찌는 2부로 강등된다. 남은 13경기에서 역전드라마에 도전한다.

인천은 지난 6월 팀 최다 7연패 책임을 지고 임완섭 감독이 물러났다. 이후 임중용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운영됐는데, 새 감독이 부임하기까진 우여곡절이 있었다. 인천은 불과 이틀 전 이임생 전 수원 감독과 계약이 무산됐다. 인천은 5일 구단 고위층과 이 전 감독이 직접 만나 마지막 조율 작업을 벌였으나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봉과 계약기간은 합의했지만, 세부사항에서 견해차를 보였다. 최근까지 수원을 맡던 감독을 약 한 달만에 데려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결렬에 영향을 줬다. 이 전 감독은 지난 6월 수원에서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선수단이 혼란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실장은 서둘러 움직였다. 더 이상 감독 공백은 없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한 달간 착실하게 수집한 감독 후보군 데이터를 분석했다. 현재 팀 상황에 최적화된 지도자를 선별했다.

조 감독은 그 중 1순위였다. 제주를 맡으면 다섯 시즌 중 네 차례나 상위 스플릿에 올렸다. 15경기 무승을 기록한 2018시즌, 막판 괴력을 발휘하며 팀을 상위 스플릿에 올린 건 무척 인상적이었다. 제주의 황금기를 이끈 데다 위기 관리 능력까지 갖춘 베테랑이라서 지금 인천에 꼭 필요한 지도자라고 결정을 내렸다.

이 실장은 바쁘게 움직였다. 한 달간 모은 자료와 분석을 바탕으로 심사숙고했기에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6일 늦은 밤 조 감독과 만났다. 새벽 4시까지, 5시간 이상 팀의 상황과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조 감독의 축구 철학을 듣고 검증하는 데도 상당 시간 할애했다. 다행히 이 실장과 조 감독은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같은 축구인이라서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서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리고 각자 쪽잠을 잔 뒤, 오전에 다시 만나 세부조건을 조율하고 감독 선임을 위한 정식 절차를 밟았다. 이 실장은 최근 3일간 하루 평균 2~3시간만 눈을 붙이고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오늘은 퇴근 후 잠시 쉴 수 있을 것 같다. 한숨 돌린 건 아니다. 지금 인천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 조 감독과 함께 팬들이 원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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