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의 이론적 근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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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형태의 음악 활동은 사람의 행동과 심리상태에 여러가지 반응을 일으킨다. 박자가 일정하고 리듬이 강한 음악은 춤을 추고 싶게 만들고, 부드러운 멜로디의 느린 서정적 음악은 평화롭고 목가적인 장면을 연상시킨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합창을 할 때 음악은 사람들 사이의 새로운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만든다. 이렇듯 음악은 인간의 생리적 (Physiological), 심리적 (Psycological), 사회적 (Social) 반응을 유발시킨다. 바로 이점이 음악치료의 이론적 근거를 형성한다.

생리적 반응

음악이 인간의 신체에 직접적인 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는 지난 수십년간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예를 들면 음악이 혈압, 심장 박동, 호흡수, 뇌파, 피부 반응 (Galvanic Skin Response)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가 때로는 숫자상 통계적인 관심을 끌만큼 크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음악이 신체적 반응을 야기시킨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최근에는 음악감상과 신체 이완법이 인간의 면역체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미국의 템플 (Temple) 대학의 딜레오 머란토(Dileo Maranto) 교수팀에 의해 밝혀졌다. 이런 연구 결과는 음악치료가 암환자의 면역증가요법의 하나로 사용되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음악은 진통중의 환자의 주의를 통증이라는 부정적 자극으로부터 음악과 연상을 이용한 긍정적 자극으로 이끌어 내어 통증을 경감시킨다. 음악이 일으키는 이러한 생리적 반응은 분만시 산모의 통증의 조절, 암환자의 면역증가, 기타 안정이 필요한 환자의 신체적 이완 등에 음악치료의 적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심리적 반응

음악이 인간의 정서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음악심리학에서 특정 음악과 정서적 반응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 졌는데, 음악 자체가 특정 정서를 유발하기 보다는 음악을 듣는 사람의 과거 경험과 문화적 배경, 기호와 음악 교육 등이 음악을 들을때의 정서적 반응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Radocy and Boyle).

그러나 리듬, 화성, 선율등의 음악의 요소와 화성적 구조 등이 음악을 듣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갖게되는 음악적 의미를 어느정도 결정한다. 음악의 성격은 크게 흥분을 지향하는 음악과 안정을 지향하는 음악으로 나눌 수 있다.

흥분을 지향하는 음악은 빠른 빠르기, 강한 박자, 음악적 구조의 급작스런 변화 등의 성격을 포함하고, 안정을 지향하는 음악은 이와 반대되는 성격을 갖는다.

그러므로 흥분을 지향하는 음악은 노인성 치매 환자를 위한 음악치료에서 신체적 자극과 움직임을 유도할 때 사용할 수 있고, 안정을 지향하는 음악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신체적 이완을 촉진할 필요가 있는 암환자의 통증관리에 사용할 수 있다.

이 때 사용되는 음악은 환자의 기호와 개인적 반응을 충분히 고려하여 선택하여야 한다.

사회적 반응

박실 (Boxille)은 음악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자연스러운 의사소통과 자기표현 수단이라 했다. 언어의 사용능력이 제한된 환자라도 치료사와 함께 연주하면서 분노나 기쁨과 같은 자신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 감정은 음악을 통해 치료사에게 전달되고 치료사의 음악적 지지는 환자에게 감정적 지지로 인식된다.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자폐아동도 음악적으로 치료사와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음악적 관계는 사회적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음악은 언어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무의식의 잠재된 내면의 문제들을 음악속으로 표현하게 돕는다.

음악적 표현은 새로운 자아 인식으로 연결되고, 자아 인식과 연결된 자기 표현은 정신치료 집단속에서 새로운 사회적 교류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음악치료가 정신과 환자들의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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