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O 네바다X…트럼프의 우편투표 기준 '그때 그때 달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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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코로나19와 허리케인 대비 관련 회의에서 론 드산티스(왼쪽) 주지사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믿을 만한 주지사가 있는 플로리다에서는 우편 투표를 권장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코로나19와 허리케인 대비 관련 회의에서 론 드산티스(왼쪽) 주지사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믿을 만한 주지사가 있는 플로리다에서는 우편 투표를 권장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AF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편 투표'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다.
집에서 투표용지를 받아 선거일까지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에 조작 가능성이 높다며 선거 연기까지 주장했던 그였다.
그러더니 지난 4일(현지시간) 돌연 플로리다주에서는 우편 투표를 권장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플로리다에선 우편투표 권장" #네바다 우편투표 확대에는 '금지 소송' #"플로리다엔 훌륭한 주지사·시스템 있어"

"우편 투표로 부르든 부재자 투표로 부르든, 플로리다의 선거 시스템은 안전하고 확실하며 믿을 수 있다"며 심지어 "플로리다에선 모두 우편 투표를 하기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5일에는 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네바다주에서 모든 유권자에게 우편 투표를 위한 투표용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이를 철회하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트럼프 재선 캠프가 연방 법원에 낸 소장에선 "민주당 의원이 낸 법안이라 틀림없이 조작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두 주를 향해 정반대의 반응이 나온 이유는 간단하다.
플로리다에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고 주지사도 우호적이지만, 네바다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플로리다의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인 론 드산티스. 그동안 트럼프 지지 의사를 확고하게 보여온 인물이다.
하지만 네바다의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에 대한 비판 발언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해 온 네바다주의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 모든 주 유권자에게 우편 투표 기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다.[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해 온 네바다주의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 모든 주 유권자에게 우편 투표 기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다.[AP=연합뉴스]

시솔락 주지사는 코로나19로부터 유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편 투표의 기회를 넓힐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트위터에서 "네바다 주지사가 야밤의 불법 쿠데타를 통해 공화당 후보의 승리를 불가능하게 하려 하고 있다.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우체국은 우편 투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19를 이용해 주를 훔치려고 하고 있다. 법정에서 보자!"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는 전혀 달랐다.
"플로리다에는 좋은 주지사가 있다" "주의 선거 시스템이 다른 곳보다 더 믿을 만하다"며 우편투표를 권장했다.

계속 논란이 되자,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네바다에는 우편 투표를 할 수 있는 아무런 기반시설이 없지만 플로리다는 대단한 인프라를 구축해 놨다"고 해명했다. "플로리다여, 우편투표를 하자!"고도 남겼다.

이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에 관한) 터무니없는 대답이 오히려 우편 투표에 대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있게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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