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보다 20배 빠르다던 5G, 속도는 아직 4배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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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5세대(G) 이동통신 품질평가 결과,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초당 700Mbps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발표하며, 4G 롱텀에볼루션(LTE, 158.53Mbps)에 비해 전송속도가 20배 빨라진다고 광고했던 것에 현저히 못 미친 성적표다.

상용화 16개월 5G 품질 평가 #이통 3사 서울 커버리지 70% 불과 #소비자들 “비싼 사용료 환불을”

5G 서비스 평가 결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5G 서비스 평가 결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상반기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 발표’에 따르면, 서울과 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인천 등 6개 광역시에서 5G 서비스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였다. 업로드 평균 속도는 64.16Mbps다. 지난해 LTE 품질평가 때와 비교하면 다운로드 속도는 4배, 업로드는 1.5배 빨라진 수준이다. 정부 평가가 아닌 이용자 평가에서는 다운로드 622.67Mbps, 업로드 48.25Mbps로 속도가 더 느려졌다.

5G 커버리지(이용 가능 구역)는 이통 3사 평균 425.53㎢(서울 기준)이었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 605.2㎢의 약 70%에 불과했다. 특정 시설에서 5G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파 신호의 세기를 뜻하는 ‘5G 가용률’은 대형 점포나 전시장과 같은 건물 내에서는 평균 67.93%였다. 지하철 내 5G 가용률은 평균 76.33%, 경부선·영동선 등 주요 고속도로에서는 78.21%로 건물 안보다 높았다. 5G를 쓰다가 LTE로 전환되는 비율은 평균 6.19%였다.

이통사별로는 전송 속도에서는 SK텔레콤이 가장 빨랐고, 커버리지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넓었으며, LTE로 전환되지 않는 안정성은 KT가 가장 우수했다.

정부·이용자의 통신사별 5G 전송속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부·이용자의 통신사별 5G 전송속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출범한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1년간 280건의 분쟁 조정 신청이 들어왔는데, 이 중 56건이 5G 품질 관련 소비자 불만 민원이었다. “통신사가 서비스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비싼 5G 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를 우롱했다”며 통신사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의 소비자 불만은 그간 정부와 이통사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면서 소비자로 하여금 5G 서비스가 완성된 것처럼 느끼게 했던 것에 대한 역풍”이라고 말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미국 버라이즌은 5G를 상용화하면서 LTE 이용 금액에서 10달러만 더 받았는데, 서비스 시행 초기에는 이 10달러도 받지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5G 가용률이 60%대에 불과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소비자에게 환불과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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