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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협상도 염두했나…한미 방위비 美대표에 '일본통' 웰턴 임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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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웰턴 한미 방위비 협상 미국 대표. [사진 미 국무부]

도나 웰턴 한미 방위비 협상 미국 대표. [사진 미 국무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 측 대표에 도나 웰턴 전 일본 주재 미국대사관 정무공사가 임명됐다. 지난주 미국의 북극권 조정관에 임명된 제임스 드하트 전 협상대표 후임이다.

미 국무부, 한·미 방위비 협상 미국 대표 #아프가니스탄 차석 대사 웰턴 임명 #도쿄·나고야·삿포로 근무, 일본어 능통 #일본 미술 큐레이터 역임 이색 경력도 #가을 시작하는 미·일 방위비 협상 포석

웰턴 신임 대표는 일본 도쿄와 나고야, 삿포로의 미국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일본통'이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본 미술 큐레이터로 일한 이색 경력도 있다.

전임자인 드하트 대표와 달리 웰턴 대표는 오는 가을부터 시작하는 일본과의 방위비 협상 미국 측 대표도 맡게 됐다. 이 때문에 그의 인선은 미·일 방위비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도나 웰턴을 한국과 다른 나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끄는 특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웰턴 대표는 가장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대사관 차석대사를 역임했다.

국무부는 "웰턴 대표는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드하트 대표가 중단한 곳에서부터 업무를 이어갈 것이며, 주일 미군 주둔 경비 분담 특별협정과 그 밖에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수행하는 모든 방위 협력과 분담금 협상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에 따르면 웰턴 대표는 경력 25년 이상의 직업 외교관으로, 아시아와 유럽, 중동의 미국 공관에서 전략 커뮤니케이션과 정무 관련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웰턴 대표는 1984년 미국 해외공보처(USIA)에 입사해 아시아 3개국에서 근무했다. 문화와 교육 사업을 통한 공공외교를 담당했던 해외공보처는 1999년 국무부로 통합됐다.

웰턴 대표는 직장 생활을 중단하고 1992년 프린스턴대 대학원에 입학해 아시아 예술 및 고고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본 미술 큐레이터로 일했다. 비영리단체인 미국예술연맹에서 전시회 큐레이터로 일하기도 했다.

해외공보처가 국무부에 통합된 이듬해인 2000년 '미술 외도' 8년을 끝내고 국무부로 복귀했다. 도쿄와 나고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사관에서 공공외교 담당으로 일했다. 삿포로 총영사를 지내기도 했다.

미국 육군대학에서 전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아프가니스탄 미국대사관에서 공공외교 공사,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커뮤니케이션 및 공보담당 부국장을 차례로 지냈다.

그는 2013년 6월 일본으로 돌아가 2015년 8월까지 주일 미국대사관 정무담당 공사참사관으로 일했다. 국방부에 파견돼 장관실 동남아 국장 대행을 거쳐 2016년 8월부터 3년간 핀란드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부대사를 역임했다.

2019년 8월 아프가니스탄 미국대사관 차석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으로 귀국해 업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웰턴 대표는 일본어에 능통하고, 한국어·인도네시아어·독일어·핀란드어·다리어(페르시아어)를 공부했다. 뉴욕주 출신으로 예일대를 졸업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은 지난 3월 말께 한국이 현재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 가까이 인상된 13억 달러를 요구해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은 일본에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4배가 넘는 80억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방위비 협상은 내년 3월 협정 종료를 앞두고 올가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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