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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유심 집착한 수사팀···"윤석열의 신라젠 대화 노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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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과 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2019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된 서울 남부지검의 신라젠 수사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이 근무하는 법무연수원에 찾아가 몸싸움을 벌여서 압수한 유심(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USIM) 카드도 신라젠 수사 관련 기록을 찾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 29일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직원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VIK 직원에게 서울 남부지검의 신라젠 수사가 초기부터 어떻게 진행됐는지 물었다고 한다. 이철 전 VIK 대표는 신라젠의 최대 주주였다. 한 검사장은 지난해 7월부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하며 해당 사건 지휘 라인에 있다 지난 1월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인사 발령이 나면서 손을 뗐다.

“한동훈 검사장 휴대전화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대화 기록 확보하려는 듯”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지난해 하반기에는 신라젠 수사를 어떻게 지휘했는지,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2~3월 이철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 내용과 검찰 수사 상황이 유사한 점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팀은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 카드를 통해 신라젠 수사 지휘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대화 내용도 들여다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수수색 현장에 부장 검사를 보낸 건 그만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유심 카드를 압수하면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대화 내용까지 접근이 드물게 가능하다. 유심 카드에 직접 저장된 것은 가입자 정보와 통화내역 정도지만, 인증 정보를 바탕으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서버에 우회 접속이 가능했던 전례도 있다.

한동훈 검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수사를 받는 이 전 기자의 구속 만기일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법무부가 지난 30일로 예정됐던 검찰 인사위원회를 하루 전에 갑자기 취소한 것이 이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사건 수사팀 지휘부를 흔들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렸단 해석이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를 지난 28일에 이어 29일도 소환해 이틀 연속 조사했다. 이 전 기자는 지금까지 7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지난 29일 조사에서는 수사팀이 이 전 기자 측 변호인 입회를 거부하면서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동재 전 기자 구속 만기 D-5…검찰 인사도 채널A 사건으로 미뤄지나  

검찰은 “과거 통신영장을 찾아보니 이 전 기자와 변호사 사이에 주고받은 통화내역과 문자 메시지가 발견돼 수사 대상이 됐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 전 기자 측은 “원래 알던 사이라 지난 4월 법률 조언과 선임 상담을 위해 연락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결국 다른 변호사를 들여보내 입회 거부 소동은 일단락됐다.

법조계에서는 수사팀이 구속 상태인 이 전 기자를 압박해 심적 변화를 일으키려는 수사 방식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구속 기간이 오래되면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고 검찰은 그런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8월 5일 구속 기간이 끝난다. 검찰이 그 전에 기소를 하면 구속 상태에서 최소 2개월, 최대 6개월 동안 재판을 받아야 한다.

김민상·김수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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