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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받으려고 남중국해 양보했다…두테르테, 시진핑에 "SOS"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27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격한 싸움을 하던 필리핀이 '한 수' 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요청하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했다고 28일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거침없는 언사와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 '아시아의 트럼프'란 별명을 가진 인물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7일 국회 연설에서 "나흘 전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필리핀이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획득하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의 조국을 번영시키겠다는 꿈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꺾였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국의 호칭이 ‘주석’에서 ‘총서기’로 점차 바뀌고 있다. 시 주석의 리더십이 전체주의적 성격을 띠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미국의 의도다. 사진은 최근 중국 지린성을 시찰 중인 시진핑 주석.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국의 호칭이 ‘주석’에서 ‘총서기’로 점차 바뀌고 있다. 시 주석의 리더십이 전체주의적 성격을 띠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미국의 의도다. 사진은 최근 중국 지린성을 시찰 중인 시진핑 주석. [중국 신화망 캡처]

월드오미터 통계에 따르면 28일(GMT표준시간) 필리핀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8만3673명이고, 총 1947명이 사망했다. 동남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확진 10만2051명, 사망 49014명) 다음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많다.

두테르테 "남중국해 찾으려 전쟁할 순 없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외교적 해결이 최선의 방책이며, 전쟁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는 없다"며 유화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그는 "중국도, 우리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은 무기가 있고 우리는 없다"며 "간단하게 말해 그래서 중국이 그 곳(남중국해)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남중국해를 찾기 위해서는) 전쟁을 해야 하지만, 나는 할 수 없다"며 "다른 대통령이라면 모르지만, 나는 (전쟁을) 할 수 없다. 속수무책이다. 그것을 기꺼이 인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남중국해는 중국 남부와 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 등으로 둘러싸인 해역으로, 어업권과 자원영유권 등을 놓고 인접국 간 분쟁이 계속되는 곳이다. 중국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 등 7곳에 인공섬을 조성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나가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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