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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파업 현실화하나… "내달 14일 전공의·개업의 중심 집단 휴진"

중앙일보

입력

한약 건강보험 적용과 의대 정원 증원 등의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 추진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일단 전공의와 개업의가 중심이 된 하루 집단휴진으로 시작해 파업 강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31일 대의원총회 의결 나오면 다음 달 1일 공식 발표 #"정책 전면 재검토" 요구…2·3차 파업도 강행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의료사고특례법 제정과 의사의 진료 거부권 즉각 도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의료사고특례법 제정과 의사의 진료 거부권 즉각 도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8일 “다음 달 14일 하루 집단휴진 방식의 파업을 하는 것으로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며 “31일까지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친 뒤 다음 달 1일 이 같은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 총회에 총파업을 포함한 대정부 투쟁에 대한 의결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대의원 총회도 같은 의협 조직인 만큼 강력한 지지를 통해 의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의결 직후 구체적인 투쟁의 방법론은 집행부에서 결정해 하는 것”이라며 “대정부 요구사항을 5가지로 발표한 뒤 다음 달 13일까지 의대 증원 등의 정책 전면 재검토를 포함한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측 반응에 따라 우선 내달 14일 전공의와 개업의 중심으로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최 회장은 “병원장 중심의 봉직의(페이닥터) 참여를 독려할 것이고, 대학병원 교수가 서포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 인력 증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의협 제공

대한의사협회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 인력 증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의협 제공

2·3차 파업도 예고했다. 최 회장은 “하루 파업한다고 정부가 입장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다음 달 경고성 1차 파업을 한 뒤 9월 3일, 10월 7일, 11월 무기한 등 파업 기간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부는 의협 회원 내 이런 투쟁 의지가 강하다고 본다.

최근 의협이 2만6000여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참여자의 85% 이상은 총파업 등 직접 투쟁을 통해 정부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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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의대 증원과 관련, 의사 수 부족 문제는 잘못된 의료 정책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수가 등을 현실화해 지역별, 전공별 의사 분포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단 것이다. 특히 지역의사제 등은 위헌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한방 첩약에 대해서도 건보를 적용하기 위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료계 유관단체 회원 150여명이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첩약 급여화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의협 제공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료계 유관단체 회원 150여명이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첩약 급여화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의협 제공

최 회장은 “비상시국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해 열심히 해도 어려울 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계의 요구를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 추진 때문에 발생하는 총파업 등 의료계의 강력한 투쟁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사투를 벌여온 의사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K-방역, K-의료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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