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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230만원 받아 종부세 6600만원…위례 떨어진 '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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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전경. 법인 종부세 강화로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 민간 건설임대주택의 종부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 전경. 법인 종부세 강화로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 민간 건설임대주택의 종부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7·10부동산대책의 주요 방안인 법인 종합부동산세 강화의 불똥이 민간 건설임대주택으로 튀었다. 법인을 겨냥한 ‘세금 폭탄’이 민간 임대주택에도 떨어지게 됐다. 주택건설업체가 짓는 임대주택 사업이 위축될 전망이다.

[안장원의 부동산노트] #7·10대책 법인 종부세 강화로 #민간 건설임대주택에 세금 불똥 #종부세 가구당 억대까지 예상 #한남더힐 미분양도 세금 급증

정부는 7·10대책에서 다주택 법인의 종부세 부담을 개인 다주택자보다 훨씬 무겁게 했다. 법인을 세금을 회피하려는 투기 세력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 최고 세율(6%)을 적용하고, 구간별 세율(누진세율)이 아닌 단일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세율만 0.6~3.2%에서 6%로 최고 10배로 올라간다. 다주택자의 6억원 기본공제와 세부담 상한(전년도 세금의 300%)도 적용하지 않는다.

세율 최고 10배로 높아져 

종부세는 다른 세금과 마찬가지로 금액대별로 세율이 올라가는 누진세율 구조인데 단일세율을 적용하면 세금이 확 늘어난다. 또 기본공제가 없어져 과세표준(세금 부과 대상 금액)이 공제금액만큼 더 늘어나고, 세금은 한도 없이 증가한다.

건설업체가 지어서 임대하는 건설임대주택은 크기(전용 149㎡ 이하)·가격(임대 시작 공시가격 6억원 이하)·임대 기간(8년 이상) 요건에 맞아야 종부세를 면제받는다. 대부분 종부세 걱정이 없지만 집값이 비싼 인기 지역에선 그렇지 않다.

부영이 경기도 성남시 위례신도시에 지난해 완공한 85~134㎡(이하 전용면적) 10년 임대주택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임대 기간 10년 후 소유권을 넘겨주는 분양전환 임대주택이다. 566가구 중 134㎡ 158가구가 종부세 대상이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9억원 정도였다. 85㎡는 6억원 이하였다.

자료: 기획재정부

자료: 기획재정부

지난해 공시가격이 총 1427억원이었고 종부세가 44억원(가구당 평균 2800만원)이었다. 올해는 공시가격이 10% 오른 총 1564억원이고 가구당 평균 3300만원(총 51억원)이다. 7·10대책에 따라 내년엔 공시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종부세가 올해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총 100억원, 가구당 평균 6600만원이다. 이 주택 임대료가 보증금 6억6000만원, 월 임대료 19만여원이다. 연간 230만원 정도다. 예금금리를 적용해 보증금을 임대수입으로 포함해도 연간 1000만원 정도다. 기준금리 인하로 임대수입은 줄었다.

2018년 2월 경기도 하남시에 속한 위례신도시 지역에 호반건설이 분양한 임대주택 ‘호반가든하임’도 종부세 걱정이 많다. 이 단지는 내년 2월 입주 예정이다. 주택형이 101~147㎡(699가구)로 149㎡ 이하지만, 준공한 비슷한 크기 공시가격이 이미 6억원을 넘겼다. 올해 101㎡ 공시가격이 8억~9억원선이다. 147㎡는 하남 위례신도시에 없고 113㎡가 12억원대다.

업계는 내년 입주 후 종부세가 500억~600억원대로 본다. 가구당 평균 1억이 가깝다. 101㎡ 월 임대료가 25만원으로 연간 300만원이다.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종부세 대상 

성남 위례신도시에 뉴스테이로 분양된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는 그나마 위례 집값이 뛰기 전에 임대를 시작해 종부세를 면했다. 84㎡ 360가구로 임대를 시작한 2017년 공시가격이 5억원이 되지 않았다. 올해 공시가격은 동호수에 따라 최고 7억원에 가깝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 임대주택인 ‘나인원한남’도 종부세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입주한 이 아파트는 206~273㎡ 341가구다. 올해 공시가격이 가구당 30억~53억원이다. 올해 공시가격 총액이 1조2000억원 정도로 종부세가 400억원가량이다. 내년엔 600억~700억원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가구당 2억원 정도다.

자료: 김종필 세무사

자료: 김종필 세무사

업체들은 분양 때 예상치 못했던 거액의 종부세를 떠안게 돼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투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됐다"며 "임대주택 유지관리비도 만만찮은데 임대료를 받아 세금도 못 내면 어떻게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업체만 부담이 커진 게 아니다. 세입자는 임대 기간 동안 종부세 부담이 없지만 분양전환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체들이 세금을 반영해 분양 전환가를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성 하락 우려로 민간주택건설업체의 건설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될 전망이다. 수도권 인기 지역에선 웬만해선 공시가격이 6억원이 넘어 임대주택 종부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공시가격 6억원은 종부세법이 만들어진 2005년부터 그대로 유지되는 기준이다. 당시에는 공시가격 6억원이 종부세 과세 기준이었다. 지금은 종부세 과세 기준 금액(1주택)이 9억원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중산층이 많이 찾는 민간 건설임대를 활성화하려면 종부세 부담을 낮추고 공시가격 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남더힐·해운대아이파크 미분양도 종부세

한편 임대주택 이외 분양주택을 장기 미분양으로 안고 있는 업체도 종부세 부담이 만만찮다. 미분양 기간이 5년이 넘으면 종부세를 내야 한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2011년 준공)에서 240㎡가 넘는 10여가구(올해 공시가격 총 590여억원)가 아직 팔리지 않았다. 이 물량의 종부세만도 올해 30억원, 내년엔 50억~60억원으로 추정된다.

부산 해운대 마천루의 해운대아이파크(72층)와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80층) 내 공시가격 20억~30억원 초고층 일부도 9년째 미분양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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