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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으로 딱걸린 車털이범…CCTV뒤 '매의 눈'이 지켜봤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전 2시30분쯤 울산시 중구 태화동의 한 골목. 회색 반팔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40대 남성이 골목 안을 어슬렁거렸다. 마스크로 얼굴을 절반쯤 가린 그는 한참 동안 거리를 돌아다니며 주차된 차들을 기웃거렸다.

경찰, 차털이하려던 40대 남성 검거 #울산 중구통합관제센터, 범행 포착 #27일 새벽 울산 중구의 한 골목길서 #자취감췄지만…CCTV때문에 붙잡혀

 같은 시각 울산 중구의 폐쇄회로TV(CCTV) 통합관제센터. 중구 지역에 설치된 CCTV를 살펴보던 관제요원들의 눈에 이 남성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새벽 시간대 상황을 지켜보던 관제요원 두 명이 일정한 진행방향도 없이 주변을 경계하며 배회하는 남성의 행동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요원들은 CCTV의 방향을 바꿔가며 남성의 움직임을 부지런히 쫓아갔다. 이 과정에서 남성이 주차된 검은색 차량 옆에 서서 차량 손잡이를 당겨보는 등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길가에 주차된 차량문을 잡아당겨보다가 문이 열린 차량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는 전형적인 차량털이의 행동이었다.

 그는 첫 번째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자 곧바로 옆의 차로 방향을 틀었다. 요원들은 옆 차량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손잡이를 응시하는 모습을 보며 차량절도범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즉각 요원들은 통합관제센터에서 함께 근무하던 경찰관에게 이 상황을 전했고 곧바로 관할 지구대에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가 접수되자 인근 태화지구대 소속 경찰관 3명이 남성을 검거하기 위해 출동했다. 하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남성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 요원들은 골목길에서 용의자를 찾는 경찰관들을 돕기 위해 CCTV를 돌려가며 그의 행적을 다시 좇기 시작했다.

 요원들이 추가로 추적에 나선 지 30여 분 후. 주변 주택가에 숨어있던 용의자의 모습이 또다시 CCTV에 포착됐다. 요원들의 도움으로 위치를 파악한 경찰은 40대 용의자를 붙잡아 절도미수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날 차량털이를 막은 요원들은 “차량 열쇠도 없이 접근해 문을 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차량털이범일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행적을 좇았는데 범인 검거에 도움을 주게 돼 흐뭇했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청에 따르면 2014년 10월 개소한 중구 CCTV통합관제센터에는 모니터링 요원과 경찰 등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4조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면서 총 1800여대의 CCTV를 관리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해 4월에도 새벽 시간대 중구 다운동 주택가에서 차량털이를 시도한 40대 남성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울산 중구청 관계자는 “센터 요원들이 새벽 시간대 주차된 차들의 문을 열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즉각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통합관제센터는 주민들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다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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