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헌혈 기피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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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비 헌혈자수에서 대구.경북지역이 전국 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혈액 부족으로 지역 병원의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경북 적십자혈액원에 따르면 올 1, 2월 두달간 대구.경북지역 헌혈자수는 3만3천5백16명으로 지역 전체 인구 5백29만5천41명의 0.6%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인구대비 0.3%로 최저 헌혈률을 기록한 경기도 다음이다. 서울 1.2%, 전북.제주 1.1%, 광주.전남.울산.강원 각 1%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연중 헌혈인구도 1998년 23만7천여명에서 지난해 20만7천여명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그나마 전체 헌혈자의 90% 정도가 10~20대인 데다 학생들에 의존하는 헌혈률도 59%(서울 46%) 나 돼 방학기간마다 심각한 혈액기근 현상을 빚고 있다. 이같은 혈액 부족으로 혈액원측은 다른 지역 혈액을 빌리느라 애를 태우고 있다.

혈액원측은 올해 초 한때 대구지역 혈액예비량이 단 하루를 버티지 못할 정도로 위태로왔다가 겨울방학이 끝난 3월 들어서야 겨우 2~3일분의 예비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학생들이 개학한 최근에도 헌혈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혈액원측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사회분위기가 위축돼 헌혈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지역 주민들의 보수적인 성향도 겹쳐 '헌혈 전국 하위권' 이란 부끄러운 결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혈액원 관계자는 "30대 이상 장년층이 적극적으로 헌혈하는 풍토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혈액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 이라며 헌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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