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광우병 긴급 대책 발표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는 13일 대규모 축산농가에 대한 보조금 제한과 유기농 확대 등 광우병 (BSE) 에 대한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프란츠 피슐러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유럽의회에서 "EU는 1996년 영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쇠고기 시장과 축산농가 보호 등을 위한 7개 항의 긴급대책을 제안했다.

그는 축산농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사육 두수가 90마리를 넘지 않는 농가로 제한하고 대규모 축산농가의 사육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광우병 위기는 환경과 일치하는 사육방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생산규모를 줄이는 것은 침체돼 있는 쇠고기 시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피슐러 집행위원은 또 "EU 15개 회원국과 전세계의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사상최악으로 떨어져 EU의 쇠고기 수출이 급감했다"며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이런 조치의 효과가 신속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쇠고기 생산을 줄이는 것 외에 연간 35만t으로 정해져 있는 EU의 쇠고기 구입량 제한제도를 쇠고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2년까지 잠정 폐지하고 광우병 검사를 하지 않는 나이든 소를 구입해 도살하는 프로그램도 연장하기로 했다.

이런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올해 11억4천500만 유로(10억600만 달러) , 내년에 1억8천100만 유로가 소요되며 피슐러 집행위원은 오는 26일 이 안을 EU 농업장관 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EU의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농가가 광우병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브뤼셀에서는 수십 대의 농민 트럭이 도로를 막고 재정 지원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프랑스에서도 지난 12일부터 농민들이 도로에서 타이어를 태우고 소를 풀어놓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U에서는 지난해 말 여러 나라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발견되고 프랑스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시장에서 판매된 사실이 드러난 후 4개월 동안 쇠고기 판매가 40% 이상 감소하는 등 쇠고기시장이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한편 EU 집행위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리투아니아가 EU 국가로부터 동물성 사료를 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리투아니아의 소들이 광우병에 오염된 사료에 노출돼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라스부르 브뤼셀 AFP.AP.dpa=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