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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사와 치매- 리타 헤이워드

중앙일보

입력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유명했던 헐리우드의 여배우 리타 헤이워드는 알쯔하이머병으로 7년 이상을 고생하다가 1987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리타 헤이워드는 세 번 결혼하였는데, 두 번째 남편은 배우이며 감독으로 유명하던 오손 웰스이고, 세 번째 남편은 억만장자이떠 모슬렘의 종교 지도자였던 알리 칸이었습니다.
다음은 리타 헤이워드와 알리 칸 사이에 태어난 공주 야스민 아가칸이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쓴 글입니다.

"어머니의 고생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1970년 중반부터 어머니의 여러 가지 이상 행동이 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머니가 알코올을 과다하게 마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모두 알쯔하이머병의 초기 증세였던 것입니다.

어머니가 괴상한 행동, 불안정한 정서, 편집증, 기억 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이 나이와 괴팍한 성격 때문이라고 모두들 생각하였습니다.
그 당시 어머니가 잠시도 쉬지 않고 손과 발을 움직였던 것이 알쯔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임을 의사나 가족 어느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머니와 나는 즐거운 시간을 수없이 많이 가졌지만, 어머니가 알쯔하이머병에 걸린 이후에는 가슴 아픈 사건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1981년에 함께 살기 위해 어머니를 뉴욕으로 모시고 왔는데 어머니가 거실에서 멍하게 서 있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서 가야 하는지,실성한 사람처럼 서 있었던 것입니다.

병의 경과가 나빠지면서 고집이 아주 세지고 여러 번 본 영화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든가, 처음 방영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여러 번 보았다고 우기는 것이 예사가 되었습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어머니가 날 보고 누구냐고 물었을 때였습니다. 1970년대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여러 유명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으나 진단이 명백하지 않았습니다.

1980년이 되어서야 어머니의 병이 알쯔하이머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이후 어머니의 증상은 하루하루 나빠져갔고, 결국 1987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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