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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영화 '귀여운 여인' 에 나오는 3억짜리 보석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46)

신데렐라는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 내려온 구전 명작이다. [사진 영화 '신데렐라' 스틸]

신데렐라는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 내려온 구전 명작이다. [사진 영화 '신데렐라' 스틸]

계모와 계모가 데려온 언니들 틈에서 온갖 구박을 받지만 그 속에서도 고운 심성을 잃지 않은 신데렐라. 신데렐라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가축들, 새와 개, 심지어 심술쟁이 고양이마저 포용하며 친절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왕궁이 주최하는 무도회에서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 자신의 환경을 탈출하게 되고 왕자와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런 ‘신데렐라’ 이야기는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 내려온 구전 명작이다. 스토리가 무려 500여 개의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왔다. 1950년 월트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신데렐라’는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한 것이다. ‘신데렐라 스토리’, ‘신데렐라 콤플렉스’ 등의 사회적 용어가 이 작품으로부터 파생했고, 1990년에 개봉한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 같은 유사한 여러 이야기의 원형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에드워드는 비비안에게 미리 준비해둔 주얼리 박스를 열어 보인다. [사진 영화 '귀여운 여인' 스틸]

에드워드는 비비안에게 미리 준비해둔 주얼리 박스를 열어 보인다. [사진 영화 '귀여운 여인' 스틸]

‘귀여운 여인’은 매력적인 독신남 에드워드와 콜걸 비비안이 사랑에 빠지는 내용으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볼 만한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는 얘기다. 이 영화에는 줄리아 로버츠가 신데렐라가 되어가는 여러 장면이 등장한다.

늘 싸구려 옷만 걸쳤던 비비안은 돈의 힘으로 우아한 상류층 여인으로 변신한다. 그 후 가장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되는데, 개인전용 제트기를 타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보러 가는 것이었다. 그 장면에서 올림머리를 하고 어깨가 드러난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비비안에게 에드워드가 뭔가 허전하다며 미리 준비해둔 주얼리 박스를 열어 보인다. 그리고 목걸이를 직접 비비안에게 걸어준다. 상상만으로도 로맨틱한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주얼리가 루비 목걸이다.

귀여운 여인의 루비 목걸이. [사진 프레드]

귀여운 여인의 루비 목걸이. [사진 프레드]

23개의 페어 컷(서양배 모양) 루비가 메인 스톤으로 세팅됐는데, 각각의 루비를 다이아몬드가 감싼 모양으로 된 하트 모티브가 이어지고 하트와 하트를 이은 부분도 다이아몬드로 세팅되어 있다. 빨간색의 루비를 다이아몬드가 둘러싸 루비의 강렬함에 광채와 화려함을 더했다. 프랑스 모던 주얼러 프레드가 만든 작품으로 극 중에선 25만 달러(약 3억 원)라고 설정돼 있다.

루비는 보석의 요건을 두루 갖춘, 보석 중의 보석이다. 루비란 보석 이름은 빨간색을 의미하는 라틴어 ‘루베르(Ruber)’에서 유래했다. 루비의 빨간색이 연상시키는 것은 불과 피. 뜨겁고, 정열적인 것, 강력한 힘과 권위를 상징한다. 실제로 많은 유럽의 궁중 화가가 그린 왕이나 왕족들의 초상화에는 루비로 치장한 이들이 등장한다.

또한 강렬한 레드의 루비는 타오르는 불꽃 같은 사랑을 상징하기도 한다.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줄리아 로버츠를 더 빛나게 만든 루비 목걸이는 리처드 기어가 오페라를 보러 가기 위해 주얼리 매장에서 빌려온 것이었다.

영화 후반 줄리아 로버츠는 떠나고 리처드 기어는 목걸이를 빌려온 매장에 돌려주려고 하는데, 목걸이를 보며 리처드 기어는 그녀를 보낼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It Must Have Been Love(분명 사랑이었을 거야)’라는 노래가 흐르고…. 백마 탄 왕자님은 빨간색 장미 꽃다발을 들고 줄리아 로버츠에게 달려간다.

1990년 판 신데렐라도 이처럼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루비의 마법 때문은 아니었을까.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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