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틱톡, 제2의 화웨이되나…조용히 웃는 페이스북ㆍ유튜브

중앙일보

입력 2020.07.10 06:00

업데이트 2020.07.10 18:55

중국 바이트댄스의 쇼트 영상 소셜네트워크 틱톡. AP=연합뉴스

중국 바이트댄스의 쇼트 영상 소셜네트워크 틱톡.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쇼트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에 대해 미국 내 사용금지를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틱톡의 모기업은 중국 바이트댄스. 인도 정부가 틱톡을 비롯한 59개 중국 앱 금지(6월 29일)를 선언한 데 이어 미국도 경고를 날렸다.
한국에선 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 주 틱톡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의무 위반 행정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무슨 일이야?

· 틱톡이 역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인도에 이은 미국에서마저 금지 앱으로 찍히면 다른 국가에서도 줄줄이 쫓겨날 가능성이 높다. 호주도 의회 차원에서 틱톡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다.
· 각국이 내세우는 표면적 이유는 '개인정보보호'와 '안보'다. 마이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6일 “틱톡을 비롯한 중국 앱들이 감시·선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도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으로 무단 전송한다"고 금지 이유를 설명.

관련기사

이게 왜 중요해?

· 미·중 G2의 패권 전쟁이 온라인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그간 미·중 경제전쟁은 통신장비나 희토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미국 수출 규제 블랙리스트에 오른(2019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대표적. 미국은 화웨이가 5G 통신장비의 뒷문(백도어)으로 정보를 빼돌린다고 보고 있다. 그 이면엔 통신장비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의 거대 기업을 제친 화웨이에 대한 견제 목적이 컸다.
· 그런데 최근엔 이 전쟁이 소프트웨어에서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영상회의 솔루션 줌(Zoom)도 창업자(에릭 위안)가 중국계라는 이유로 더 논란이 됐다. 같은 중국계 틱톡도 마찬가지. 모바일 앱 시장에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이 중요해졌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세상의 국경이 선명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데 왜 틱톡이야?

'사이버 만리장성' 밖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최초의 중국 소프트웨어, 전세계의 Z세대가 사랑하는 모바일 앱이기 때문.
· 중국은 철저히 사이버 만리장성을 쌓아왔다. 유튜브·페이스북 등 사용자 수십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앱의 중국 내 사용을 막았다. 그 수혜는 고스란히 텐센트 같은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돌아갔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IT 기업들은 급성장을 거듭했다.
· 틱톡은 중국 내에 머문 다른 앱과 달리, 미국 앱 '뮤지컬리' 인수(2017년)로 출발했다. 중국 내수용 앱 도우인(抖音)과 글로벌 앱인 틱톡을 분리해 따로 키웠다. IT 전문매체 테크노드는 "중국에서 소프트웨어로 글로벌규모의 소비자를 사로잡은 건 틱톡뿐"이라고 평가했다.
· 박대우 호서대 벤처대학원 융합공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는 글로벌 앱으로 도약한 틱톡의 사용자 8억명(MAU)이 쏟아내는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슬며시 웃는 자

· 틱톡의 위기는 경쟁자에겐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7일) 이후 경쟁자인 스냅챗은 주가가 13%나 올랐다. 스냅 에반 스피겔 최고경영자는 "틱톡이 인스타그램보다 커질 것"이라고 경계하던 인물.
· 트위터 주가도 이틀 사이 10% 이상 올랐다. 트위터가 인도에서 서비스 중인 SNS 쉐어챗(ShareChat)은 지난주 인도에서 하루 사용자 수가 2배 이상 늘어, 2500만명에 달했다.
· 쇼트 동영상 부문에서 번번이 틱톡에 고배를 마신 페이스북도 8일 쇼트 폼 영상 플랫폼 릴스(Reels)를 인도에 공식 출시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틱톡의 경쟁자들이 인도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선

· 한국에서도 틱톡의 월평균 이용자(MAU)가 260만명을 넘어섰다. 틱톡이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범위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빼내간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방송통신위원회도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틱톡의 보안위협과 개인정보 문제를 조사해왔다.
· 방통위 조사 내용 중 ▶만 14세 미만 아동 개인정보 수집 시 대리인 동의를 받지 않고 ▶국내 이용자 개인정를 해외로 이전시 알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선 시정조치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다만 최근 제기된 보안 문제는 추가 검토가 이뤄질 수도 있다.
· 방통위 관계자는 9일 "다음 주 방통위 전원회의에 안건이 올라가고, 최종 행정처분이 나올 예정" 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기업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틱톡의 입장은

· 틱톡 관계자는 9일 "한국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약관 등에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이미 모든 사항이 시정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수정해 국내법에 맞게 약관을 수정했다는 설명.
· 국제사회에서 논란인 '데이터 이전' 문제도 중국에 서버가 없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틱톡 측은 "이용자 정보는 서버를 두고 있는 국가의 법에 따라 운영되며 중국 정부가 접근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내 틱톡 서비스는 싱가포르에 있는 서버를 활용한다. 틱톡은 지난해 말 투명성 보고서를 통해 "주로 미국·인도 정부의 정보요청이 있었고, 중국의 데이터요청은 1건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나랑은 무슨 상관

· 최근 애플이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며 틱톡을 포함한 앱이 스마트폰의 클립보드(임시저장 공간)을 훔쳐본다고 경고했다. 만약 클립보드에 주민번호, 은행 계좌번호, 결제 비밀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을 경우 유출 위험이 있다.
· 호서대 박대우 교수는 "글로벌 앱의 경우 가입 시 약관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며 "해외 앱은 글로벌 약관을 적용해 서비스 이용에 필요하지 않은 위치정보, 검색 정보 등을 수집하는 경우가 있다"고 경고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