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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北, 김정은 정권 존재하는 한 핵 포기 안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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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도의 북한 정권이 존재하는 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9일 발간된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은 이미 4차례나 서면으로 비핵화 합의를 했다"며 "문제는 그걸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과거 서면 합의를 통해 핵 포기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은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런 사실을 근거로 북한이 전면적으로 핵을 포기한 뒤에 그에 대한 보상으로 경제지원을 하는 '리비아 방식'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선 핵 포기 후 경제보상' 모델을 강조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

볼턴 전 보좌관은 "그렇게 한 뒤에(북한이 핵을 포기한 뒤에) 최종적으로 한국 정부 하의 한반도 재통일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정부(정권)가 없어지지 않는 한 북한의 핵 포기는 곤란하다(어렵다)"며 "한국 체제로 재통일되면 북한의 체제 전환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핵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을 북한 탓으로 돌렸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계획을 견지하고자 하는 의사는 확고하다"며 "일련의 핵 협상은 북한이 국제사회 경제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한 방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김 위원장과 깜짝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서 악수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서 악수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를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깜짝쇼)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이는 결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진전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중 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이 더 높은 곳은 일본보다 한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일 간의 주일미군 주둔비 협상이 결렬로 끝날 경우 주일미군의 축소나 철수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가능성이 있지만, 그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한국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있을 때 한·일 양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얘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종래 미국 대통령과 달라서 정말로 미군 철수에 나설 현실적인 위험이 있다'"라며 이 때문에 한일 양국이 미군 주둔비 부담 증액 요구에 대해 신중히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인터뷰가 지난 7일 전화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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