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몰 도전하는 당신, 똘똘한 상품 1개 먼저 띄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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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신규 판매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신규 판매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3만7000개. 지난 3월 한 달간 네이버 온라인쇼핑 플랫폼 '스마트 스토어'에 가게를 새로 연 판매자 수다. 지난해 월평균 2만개였던 신규 판매자 수는 3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매달 3만 3000~3만 5000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이 개인 판매자. 네이버 쇼핑에서 물건을 사던 사람이 아예 상점을 여는 ‘사이드 스위칭’도 빈번하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트랜포메이션(전환) 한 가운데 네이버가 있는 셈. IT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이후 ‘검색왕’ 네이버가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새로 생기는 가게가 많은 만큼 네이버에서 경쟁은 치열하다. 신규 스마트스토어 중 80%가 3개월 내 폐업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떻게 해야 3개월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지난달 30일 네이버가 서울 종로에서 운영하는 '파트너 스퀘어'를 찾아 온라인 쇼핑몰의 초기 생존법을 알아봤다. 네이버가 2013년 서울 역삼동에서 처음 오픈한 파트너스퀘어는 스마트스토어 입점 소상공인을 교육하는 공간이다. 현재 전국 6곳으로 늘었다. 온라인이 낯선 상인들에게 상품 전시나 판매 방법을 알려주고 사진·동영상 촬영 시설 및 장비도 빌려준다. 네이버는 "교육을 받은 사업자는 그렇지 않은 사업자 대비 월평균 670만원(광주 파트너스퀘어 기준)의 매출을 더 올렸다"고 밝혔다.

①오감을 시각화

종로 파트너스퀘어 강사인 강세영 커넥트비 실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100% 다르다는 걸 이해하는 게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이용자가 실물을 보고 만지고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선 ‘오감(五感)’의 시각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 실장은 “상품을 스마트스토어 내 상점에 올릴 때 입력해야 하는 30여 개 빈칸을 모두 빠짐없이 채워야 한다”며 “그래야 인공지능(AI)이 구매자가 찾는 물건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화면에 노출해 준다”고 말했다.

② '똘똘한 상품' 1개에 집중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에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참기름을 판매 중인 박만기(47)씨가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보며 강사 유희수씨(뒷쪽)랑 논의 중이다. 박민제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에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참기름을 판매 중인 박만기(47)씨가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보며 강사 유희수씨(뒷쪽)랑 논의 중이다. 박민제 기자

네이버 판매 상품엔 판매지수가 있다. 많이 팔릴수록 지수가 높아져 노출 기회가 늘어나고, 그래서 더 많이 팔리는 선순환이 생긴다. 문제는 처음부터 많이 팔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선순환에 들어가기 위해선 신규 판매자에게 주는 노출 우선권 혜택을 활용해 똘똘한 상품 한 개를 띄우는 전략을 추천했다. 강 실장은 “판매지수가 나머지 평가 지수를 다 씹어먹는다고 얘기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똘똘한 제품 하나의 상세 페이지를 잘 만들어서 초기 혜택을 집중시켜 매출을 일으키고, 다른 상품으로 이 흐름이 이어지게 하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③ 예쁜 사진 대신 정확한 사진

사진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의 핵심이다. 신규 판매자 상당수는 연출된 예쁜 사진을 찍는 데 공을 들인다. 하지만 예쁜 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상품 사용 장면이 나오는 정확한 사진이다. 이곳에서 사진 강의를 하는 유희수 네이버 종로파트너스퀘어 파트장은 “고객이 원하는 건 예쁜 이미지가 아니라 정확한 이미지”라며 “오피스룩 의류를 팔려면 사무실에서 사진을 찍어야지 브런치 카페에서 찍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텀블러 옆에 꽃이랑 외국 서적이랑 가져다 놓는 건 의미가 없다”며 “빛이 많이 들어오는 장소에서 텀블러 위주로 사진 수평을 맞춰 정확하게 찍는 게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④ 구매자 설득할 한 장면

최근 1년간 온라인쇼핑 거래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최근 1년간 온라인쇼핑 거래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참기름을 판매하고 있는 박만기(47) 호산나방앗간 대표는 ‘상품의 본질’을 사진에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구 소재 한 전통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박 대표는 2017년 6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병행했다. 명절에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서만 월 5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 평상시에도 월 100만원 이상 온라인으로 참기름을 판매한다. 박 대표는 “참기름의 핵심은 밥이나 음식에 또르륵 하고 한 방울 떨어지는 장면”이라며 “최종 구매까지 가려면 제품의 본질을 담은 메인 사진 하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색 통해 판매시 수수료

여타 오픈마켓과 달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는 입점 수수료가 없다.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면 파트너스퀘어에서 무료 교육을 받고 장비도 공짜로 빌릴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 이용자가 스마트스토어에 직접 들어오지 않고 네이버쇼핑 검색을 통해 구매했을 때는 매출 연동 수수료 2%가 발생한다. 만약 네이버페이로 결제했다면 판매자는 1~3.85%의 수수료도 추가로 내야 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가입화면. [사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캡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가입화면. [사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캡처]

실제 직접 경험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개설 과정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일반 웹사이트 회원가입 하듯이 스토어 이름, 소개글 등을 적고 전화번호 인증 등을 거치면 10분도 안 돼 상점을 만들 수 있었다. 전용 앱에는 상품관리, 판매관리, 노출 서비스 관리 및 데이터 통계 분석 툴까지 갖춰져 있었다. 박만기 호산나방앗간 대표는 “오프라인 가게를 하는 사람에겐 복잡한 과정 없이 온라인 판매 채널을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유지하는 데 큰 품이 들지 않는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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