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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90분 만에 다 나간 타다 카니발…쏘카가 직접 팔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중고차로 매각될 타다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중고차로 매각될 타다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쏘카가 지난 15일 타다 베이직용으로 쓰던 11인승 카니발을 중고차로 팔기 시작했다. 그런데 판매 시작 90분 만에 내놓은 물량이 모두 예약됐다. 기존 중고차 시장에서 찬밥 신세인 ‘렌터카’ 차량이 이례적인 인기를 끌자 모빌리티업계에서도 '타다 출신 카니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뭐가 다르길래 인기인걸까.

무슨 일이야?

쏘카·타다 앱엔 지난 15일 오후 2시 이후 ‘타다 카니발 구매’ 메뉴가 새로 생겼다. 쏘카가 회원을 대상으로 2019년식 더 뉴 카니발 11인승 2.2 디젤 프레스티지 모델 100대 특별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 1차 판매물량 45대에 대한 예약 구매가 모두 완료된 것은 오후 3시30분이었다. 이들은 50만원을 내고 차량을 72시간 동안 타본 뒤 구매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1대당 가격은 2000만원 안팎이다.
· 쏘카는 나머지 55대도 타다 스티커 제거, 스팀 세차 및 살균 소독 등의 상품화 작업을 끝내고 앱에 업로드 할 예정이다.
· 쏘카는 카니발 1500대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지난 4월 무기한 중단했다. 일부를 중고차 매매업체에 넘기고, 남은 차량 중 일부를 쏘카가 개인 회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이다.

이게 왜 특이해?

중고차 시장에서 렌터카 이력은 숨기고 싶은 과거다. 자기 소유가 아닌 만큼 이용자들이 험하게 차를 몰았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서다.
· 경기도에서 12년간 중고차 딜러로 일한 한정택(40)씨는 “렌터카였던 중고차 매물은 이 사람 저 사람 몰았다는 이미지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며 “요새 렌터카는 주기적으로 관리를 잘 받아 성능에서 별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이 꺼린다”고 설명했다.

쏘카가 지난 15일 시작한 타다용 카니발 특별판매는 1차분 45대가 1시간 30분만에 예약이 완료됐다. [사진 타다앱 캡처]

쏘카가 지난 15일 시작한 타다용 카니발 특별판매는 1차분 45대가 1시간 30분만에 예약이 완료됐다. [사진 타다앱 캡처]

타다 카니발은 뭐가 달랐는데?

① 저렴한 가격: 비슷한 옵션의 11인승 중고차 시장가 대비 10~15% 낮다. 9인승으로 개조해도 최대 17% 싸다.
② 타보기 서비스: 50만원을 내면 3일간(72시간) 차를 타볼 수 있다. 보통 중고차 딜러에게 차를 사면 1㎞가량 시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 훨씬 길다. 최종 구매하기로 결정하면 냈던 50만원은 환불해준다.
③ 비대면 서비스: 차량 조회부터 구매계약, 배송받기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앱을 통해 주행거리·연식·품질·외관 상태·제조사 엔진보증 여부와 소모품 교체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터치 만으로 중고차 매매를 끝낼 수 있다.
④ 9인승 개조 옵션 제공: 자동차관리법상 11인승 승합차는 시속 110㎞를 넘지 못하게 속도제한장치를 달고 있다. 타다 베이직 차량도 마찬가지다.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이유다. 쏘카는 이를 감안해 9인승 개조 서비스를 옵션으로 넣었다. 215만원을 더 내면 쏘카가 알아서 9인승으로 개조하고 인터레리어와 서류 작업까지 다 끝내고 차를 넘겨준다.

이게 왜 중요해?

쏘카가 별도 메뉴까지 만들어 직접 차량을 판매해서다.
· 차량 1만2000대를 보유한 쏘카는 매년 렌터카 가동 연한이 다 된 차량 수천 대를 중고차 매매업체에 처분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타다 베이직용 카니발 차량을 직접 소비자에게 팔았다.
·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차량수리 및 세차, 탁송서비스 관련 노하우를 오랫동안 쌓아온 터라 쏘카가 강력한 중고차 매매 플랫폼이 될 잠재력은 이미 충분하다"며 "이번 판매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의 입장은?

쏘카는 타다에서 사용하던 카니발을 비대면방식으로 편하게 살 수 있게 앱 매뉴를 구성했다. [사진 타다앱 캡처]

쏘카는 타다에서 사용하던 카니발을 비대면방식으로 편하게 살 수 있게 앱 매뉴를 구성했다. [사진 타다앱 캡처]

"중고차 판매를 계속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 쏘카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 쏘카 앱과 타다 앱 고객센터를 통해 '타다 카니발은 안 파느냐'는 문의가 계속 있었다"며 "쏘카 회원을 대상으로 이번에 자산을 매각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와 상관없이 3개월간 100대 한정 물량만 판매할 예정”이라며 “관련 사업계획은 지금으로선 없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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