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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주상복합 ‘비밀장소’···조명예술이 흐르는 ‘홍제유연’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 홍제천변이 달라졌다. 예술가들의 전시 무대로 환골탈태했다. 물길을 따라 다양한 작가들의 설치미술과 조명 예술작품, 미디어 아트가 펼쳐진다. 1일 오후 2시부터 문을 연 달라진 홍제천 길을 온라인으로 돌아보기해 봤다.

50년간 버려졌던 방호기지, '예술공간'으로 변신

서울시는 버려져있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 구간을 예술이 흐르는 공간인 '홍제유연'으로 재단장해 1일부터 공개했다. 전시 상황을 고려해 방호기지로 만들어졌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의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버려져있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 구간을 예술이 흐르는 공간인 '홍제유연'으로 재단장해 1일부터 공개했다. 전시 상황을 고려해 방호기지로 만들어졌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의 모습. [사진 서울시]

예술을 입은… '홍제유연(弘濟流緣)' 걸어볼까

홍제천변 변신의 중심엔 유진상가가 있다. 이곳은 남북 대립이 한창이던 1970년대 지어진 주상복합 건물이다. 당시엔 전쟁 발발 상황을 고려해 상가 지하가 '대전차 방호기지' 역할을 하도록 홍제천을 복개해 지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 지하 공간 250m는 개방되지 않은 버려진 공간이었다.

서울시는 버려져있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 공간을 예술이 흐르는 공간인 '홍제유연'으로 재단장해 1일부터 공개했다.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미장센 홍제연가.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버려져있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 공간을 예술이 흐르는 공간인 '홍제유연'으로 재단장해 1일부터 공개했다.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미장센 홍제연가. [사진 서울시]

서울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 지하 공간이 50년 넘도록 버려져 있다는 사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서울시는 공간 활용 검토에 들어갔다. 건물을 떠받치는 100여개의 기둥과 그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미술 작품을 설치하고, 조명예술을 접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매년 한 곳을 선정해 공공미술을 통해 '특별한' 장소로 탈바꿈시키는 지역 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물과 사람의 인연(緣)이 흐르고(流),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곳을 '홍제유연'이라고 붙였다.

서울시는 버려져있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 구간을 예술이 흐르는 공간인 '홍제유연'으로 재단장해 1일부터 공개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버려져있던 홍제천변 유진상가 지하 구간을 예술이 흐르는 공간인 '홍제유연'으로 재단장해 1일부터 공개했다. [사진 서울시]

'흐르는 빛, 빛의 서사' 밤에 빛나는 홍제천 길

이 길엔 8개의 작품이 설치됐다. 진기종 작가의 '미장센 홍제연가'는 공공미술 최초로 3차원(3D) 홀로그램을 활용했다. 길이 3.1m, 높이 1.6m의 스크린을 설치해 홍제천의 생태를 다룬 영상들을 입체적으로 떠올리도록 했다. 42개의 기둥을 빛으로 연결한 조명 예술 작품인 '온기'를 비롯해 시민참여로 완성된 작품도 설치됐다. 인근 인왕초와 홍제초 학생 20명이 완성한 야광벽화, '내 인생의 빛'을 주제로 시민 1000명의 따뜻한 메시지도 만나볼 수 있다.

홍제유연은 매일 12시간 동안 공개된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시민들에게 공개되며, 커뮤니티 공간은 24시간 개방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홍제유연 공간이 코로나19로 닫힌 일상에 위로가 되고 서대문구 대표 관광·예술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공공미술은 닫힌 실내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예술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또 "이번 '홍제유연'을 시작으로 수준 높은 공공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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