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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풀린 미국, 하루 확진자 수 최고 기록…'2차 팬데믹' 시작됐나

중앙일보

입력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최고치까지 올라갔다. 가라앉는 듯했던 확산세가 봉쇄가 풀리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자 다시 급격한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이다. '2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 해변가에 몰린 사람들의 모습. 코로나19 봉쇄령이 완화된 탓에 사람들이 빼곡하다. [EPA=연합뉴스]

미국 마이애미 해변가에 몰린 사람들의 모습. 코로나19 봉쇄령이 완화된 탓에 사람들이 빼곡하다. [EPA=연합뉴스]

미국에선 이날 신규 확진자가 3만6000명가량 나왔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하루 기준 최고치다. 3만4203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 4월보다 높은 수치다. 미 언론들은 봉쇄 조치가 완화된 탓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주로 서부와 남부 지역에서 2차 대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특히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나 플로리다주처럼 인구가 많은 주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 주(州)에서는 하루 5000~7000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신문은 "현 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3월과 유사하다"며 "마스크 등 기본적인 보호장구가 부족하고,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각 주정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한 공간에 모이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다시 방역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한발 늦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산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봉쇄가 완화된 데다 반정부 시위, 인종차별 시위 등 대규모 집회가 이어진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AP=연합뉴스]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산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봉쇄가 완화된 데다 반정부 시위, 인종차별 시위 등 대규모 집회가 이어진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AP=연합뉴스]

이때문에 상황이 나아지긴커녕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미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는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10월까지 약 6만명의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10월에는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8만명에 달할 수 있다.

24일 기준 미국의 확진자는 237만명이 넘고, 누적 사망자는 1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남미 대륙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매일 수천 명씩 확진자가 느는 추세다. 특히 피해가 큰 브라질에선 최근 하루 확진자가 약 4만명가량 쏟아지고 있다. 역시 봉쇄 조치를 성급히 완화한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각 주정부에서는 다시 봉쇄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누적 확진자 수가 120만명에 가깝고, 매일 수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통제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브라질뿐 아니라 페루, 칠레, 멕시코 등 인근 국가에서도 하루 수천 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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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중남미는 물론 잠잠해지는 듯했던 중국, 일본, 한국, 독일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음 주 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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