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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상실감과 트라우마 호소 늘었다” 비대면 심리상담 트로스트 분석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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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에게 정신과 상담이나 심리 상담은 부정적인 이미지라면 밀레니얼에겐 정반대입니다. 나를 더 건강하고 좋은 상태로 만드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이미지죠. ‘자기관리(self-care)’의 하나예요.

트로스트를 서비스 중인 휴마트컴퍼니 김동현 대표. 김 대표는 "밀레니얼에게 심리 상담은 나를 더 건강하고 좋은 상태로 만드는 자기 관리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트로스트를 서비스 중인 휴마트컴퍼니 김동현 대표. 김 대표는 "밀레니얼에게 심리 상담은 나를 더 건강하고 좋은 상태로 만드는 자기 관리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 트로스트를 만드는 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는 밀레니얼이 트로스트를 쓰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2016년 론칭한 트로스트는 심리상담을 원하는 고객과 심리상담사를 연결해주는 매칭플랫폼으로, 지난 4년간 누적 사용자가 3만명이 넘는다.

트로스트 주고객은 20대 여성으로, 대학생 혹은 사회초년생이 많다. 트로스트는 고객과 심리상담사가 모바일 채팅을 통해 상담하는데, 상담 내용을 분석해보면 고객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감정은 ‘우울’과 ‘불안’이라고 한다. 우울과 불안의 원천은 주로 진로 고민과 가족 갈등 혹은 대인관계 스트레스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김 대표는“코로나19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뭐가 달라졌나요?
30~40대 남성이 늘어났고, 상담 내용에서도 트라우마나 상실감, 감정 조절, 가족 문제 등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습니다.”
이런 변화가 뭘 의미하는 건가요?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새로운 고객이 트로스트에 늘어난 건 그 때문일 겁니다. 상담 키워드 역시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과 닿아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코로나19는 밝혀진 것보다 밝혀지지 않은 게 더 많은 신종 바이러스인데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가 힘을 쓰지 못하고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이죠. 그래서 공포를 넘어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이미 사람들의 마음에 상흔이 생긴 거죠. 바이러스 앞에 무력한 인간을 보며 상실감을 느끼는 것이고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 문제가 불거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트로스트는 비즈니스가 커질 기회를 맞는 걸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개인의 소비가 급감하면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졌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당장 필요한 게 아니면 지갑을 잘 열지 않죠. 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었을지 몰라도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상담을 받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는 않은 상황이 된 겁니다.
그렇다면 위기인가요?
사업가로서 기회라고 생각해요. 특히 저희가 특별히 마케팅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유기적으로 고객이 늘고 있거든요. 폭발적이진 않지만 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이 장기화될 거란 전망이 많은데요, 그럴수록 심리상담 수요는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이 그 시점이 아닐 뿐이죠.
‘코로나 블루’가 전문가의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필요로 하는 강도는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트로스트가 다른 멘탈 케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전문가를 연결해 문제를 직접 풀 수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은 마치 코로나처럼 치명률은 낮지만, 전염성이 높아요. 전문가의 도움만큼이나 개개인이 마음의 방역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희 역시 이 부분에 착안해 개인이 스스로 정신은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 트로스트를 통하면 심리상담가와 모바일 채팅을 통해 익명으로 상담 받을 수 있다.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 트로스트를 통하면 심리상담가와 모바일 채팅을 통해 익명으로 상담 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성 소수자 혹은 가정 폭력, 성폭력 피해자처럼 자신을 드러내기 힘들어하는 고객이 트로스트를 통해 좋아지는 걸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익명을 기반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기 힘든 이들이 적잖게 찾는다는 것이다.

비대면 채팅 상담의 경우 50분에 1만5000원~4만원 정도의 상담료가 드는데, 회당 10만원이 넘는 대면 상담에 비하면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도 강점이다. 김 대표는 “전체 고객의 60%는 트로스트를 통해 심리상담을 처음 접했다”며 “비대면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심리상담을 대중화했다는 것도 트로스트를 하는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대표는 오는 24일 열리는 폴인 트렌드 세미나 〈고객은 불안하다, 멘탈케어에 주목하라〉에 연사로 참여해 ‘밀레니얼이 심리상담을 받는 이유’란 주제로 강연한다. 이 세미나에는 서혜은 오픈서베이 마케팅그룹장과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 눔 김영인 눔코리아 대표도 참석해 멘탈케어 트렌드와 시장에 관해 이야기 한다. 폴인멤버십 회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이건희 에디터 lee.k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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