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않은 롯데 물류창고 코로나, '아프면 쉬기' 안 지켜졌나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롯데제과 의왕물류센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롯데제과 의왕물류센터. 연합뉴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롯데제과 물류센터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15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2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롯데제과 의왕물류센터와 관련된 확진자는 안양시 5명, 군포시 4명, 수원시 3명, 의왕시 1명, 화성시 1명, 서울 1명 등이다.
특히 지난 20일에만 수원 3명, 안양 3명, 군포 3명, 의왕 1명 등 1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대부분이 롯데제과 의왕물류센터 근무자나 관련자고 4명은 이들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들의 거주지 물류센터 소재지 주변 시군이다.

최초 확진자는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A씨(66·군포시 거주·안양시 53번)다. 의왕 물류센터에서 상·하차 업무를 하는 A씨는 지난 16일 38.3도에 이르는 발열 증상으로 안양 샘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경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음 날 A씨의 아내(64)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지난 20일까지 안양시와 군포시, 의왕시, 수원시 등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왔다.

조사결과 A씨는 확진된 날인 17일 오전 동료 14명과 함께 물류센터 내 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의왕시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 의왕시 관계자는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만으론 자가격리 의무 대상이 아니라 A씨가 검체 채취 검사를 받고도 다음날 회사를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확진자 상당수가 A씨와 함께 교육을 받은 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 A씨와 관련된 자가격리 대상자만 27명이고 능동감시 대상자만 17명이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방문판매 확진자도…경기도, 집합금지 명령

서울 관악구 노인 대상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와 대전시 방문판매 업체 등으로 인한 코로나19도 잇따르고 있다. 군포시는 이날 산본1동에 사는 54세 여성 B씨(중국 국적)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구로구 소재 다단계 판매업체인 '대자연 코리아' 근무자다. 지난 17일 직장에서 서울 양천구 66번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는 오는 7월 5일까지 2주간 도내 방문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집합금지 대상은 다단계판매업체 10곳, 후원방문판매업체 755곳, 방문판매업체 4084곳 등 모두 4849개 업체다. 이들 업체는 해당 기간 집합 홍보·교육·판촉 등 모든 집합 활동이 금지된다.

경기도는 방문판매업체와 별도로,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유흥주점과 코인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내렸던 집합금지 명령도 7월 5일까지 2주 더 연장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