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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 9시간 뒤 비난 수위 높인 北매체 "천벌 재촉하는 지랄발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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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남북관계 결별'이라는 초강수 선언 이후 1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입구에 북측으로 가는 차량을 통제하는 바리케이트가 쳐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남북관계 결별'이라는 초강수 선언 이후 1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입구에 북측으로 가는 차량을 통제하는 바리케이트가 쳐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대내외 선전 매체들은 한국의 정치권과 탈북자들을 맹비난하는 선전물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이 매체들은 '도륙', '불벼락' 등 날 선 어조로 한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17일 우리민족끼리는 '천벌을 재촉하는 대결망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할 능력도 없는 한갖(한갓) 도깨비 헝겊 막대기보다 못한 남조선의 보수패당이 앉을 자리 설 자리를 가늠하지 못하고 감히 '엄중한 경고'니, '단호히 대응'이니 하고 주제넘은 수작질을 줴쳐대고(지껄이고)있다"며 "동족에 대한 적대의식이 골수에 배길대로 배긴 보수 역적무리만이 내뱉을 수 있는 대결망발, 천벌을 재촉하는 지랄발광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 매체는 글에서 "버러지보다 못한 인간추물들을 내세워 우리의 정신적 기둥이며 핵인 최고존엄을 건드려놓은 남조선당국의 대결적 처사나 우리의 보복 조치를 두고 그 무슨 '경고'와 '대응' 따위의 흰소리를 쳐대는 보수패당의 대결망동을 보면 적은 역시 적이며 적과는 한치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결심만 더 굳히게 된다"고도 했다.

매체는 전날 연락사무소 폭파 도발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보복조치' 등 우회적으로 표현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국 정치권 경고 메시지를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긴급 소집한 뒤 "북한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 매체는 또 한국을 겨냥해 "제 스스로가 만든 화이니 그 누구를 탓할 것도못 된다"며 "격노할 대로 격노한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은 세상에 공표한 그대로 끝까지 철저하게 결행해나갈 것" "남조선당국과 보수패당은 이 땅이 그대로 징벌의 분화구로 되여 뿜어 올리는 거대한 폭발이 어떤 것인가를 이제 똑똑히 체험하게 될 것" 등 비난을 이어갔다.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뒤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뒤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도발의 아성을 송두리채 폭파해버려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탈북민을 겨냥했다. 이 글은 북한 내 인사들의 반응을 전하는 형식으로 매체에 실렸다.

이 매체는 김일성종합대학 력사학부(역사학부) 교원 김주식의 발언이라고 소개하며 "어느 학부, 어느 학급의 학생들이나 다 불을 토하고 있다"며 "당장 자리를 박차고 판문점으로 달려나가 '탈북자' 쓰레기들을 도륙내고 대결광들에게 넋살탕(넋이 나갈 정도의 호된 타격)을 먹이자"고 썼다.

탈북민 단체들이 접경지역에서 북한을 향해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하는 행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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