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때 나온 과학기기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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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세계 최초의 측우기, 자동시보 장치인 자격루, 해시계인 앙부일구, 천문 관측기기인 간의….

세종대에 독자적인 기술로 발명한 과학기기들이다. 그 어느 나라에서 흉내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세종대의 과학기술의 일면을 읽을 수 있는 발명품들이기도 하다.

측우기는 1441년 처음 만들어졌으며, 깊이가 약 40㎝, 지름이 16㎝인 원통형이었다. 측정은 2㎜ 단위로 했다. 이탈리아에서 강수량을 잰 것보다 약 2백년 앞선 것이다. 그 당시 전국적인 우량 관측망이 만들어졌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측우기 진품은 우리나라에 한점이 남아 있으며, 기상청에서 보관하고 있다.

자격루는 물을 이용한 자동시보 장치였다. 세종 16년(1434년)에 만들어져 경복궁에 설치됐으며, 표준 시보 장치 역할을 했다. 정해진 시각마다 종을 울리는 등 시보를 내보냈다. 해시계는 낮에밖에 사용할 수 없었고, 별을 보고 하는 시보 역시 계절따라 달랐다.

그러나 물시계는 이런 단점이 없었다. 자격루는 세종대의 실물은 없고, 기록으로만 확인되고 있다.

해시계인 앙부일구도 조선시대의 명 발명품 중 하나다. 오목한 반구 안의 막대 길이로 그날의 시간과 24절기를 알 수 있게 했다. 세로선은 시간을, 가로선은 절기를 표시한다. 절기의 경우 정오라고 해도 여름과 겨울의 막대 길이가 다른 점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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