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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대야가 싫어요’…쿨링 매트리스에 수면 캡슐까지 등장

중앙일보

입력

롯데백화점에 설치된 수면 캡슐. 일정량의 산소를 발생시켜 최적의 수면 조건을 제공한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에 설치된 수면 캡슐. 일정량의 산소를 발생시켜 최적의 수면 조건을 제공한다. 사진 롯데쇼핑

슬리포노믹스에 주목하는 유통업계

올해 첫 열대야·폭염주의보가 9일 일제히 발효하면서 유통업계가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에 주목하고 있다.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는 숙면을 위해서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수면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2015년 대비 33%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퍼시스턴트 마켓리서치가 발표한 수면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수면 산업용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이불과 매트리스 등 전통 수면용품이다. 특히 요즘 소비자들은 특수한 기능을 갖춰 수면을 보조하는 기능성 제품을 많이 선택한다. 유통업계도 여름철 무더위·열대야로 깊이 잠들지 못하는 소비자 공략에 발 벗고 나섰다.

전문 수면 코디네이터가 소비자에게 수면 환경 컨설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이브자리

전문 수면 코디네이터가 소비자에게 수면 환경 컨설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이브자리

수면 코디네이터가 수면 체험 지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출시한 ‘깊은 잠 토퍼 매트리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출시한 ‘깊은 잠 토퍼 매트리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예컨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출시한 ‘깊은 잠 토퍼 매트리스’는 인체공학을 고려해 매트리스를 7개의 구획으로 나눴다. 가슴·골반·종아리는 단단하게, 하중이 적은 머리·허리·허벅지·발은 부드럽게 인체를 지지하는 매트리스다. 롯데월드 본점, 롯데몰 수지점 등에서 판매하는 침구 브랜드 대구 1988의 올여름 신상품(아이스크림 이불 시리즈)은 인견 소재를 적용해 시원한 수면을 보조한다. 인견 특유의 까끌까끌한 촉감을 부드럽게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베개 역시 개인 맞춤형·기능성 제품이 많이 나왔다. 수면 전문기업 이브자리는 베개를 개인의 특징에 따라 7종류로 소재를 구분해 판매한다. 예컨대 서걱서걱한 감촉과 서늘한 느낌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겐 메밀껍질, 솜먼지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에겐 폴리솜 재질의 베개를 추천하는 식이다.

롯데월드 본점과 롯데몰 수지점에서 파는 신상품 '대구1988 아이스크림 이불'은 인견 소재를 사용해 시원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월드 본점과 롯데몰 수지점에서 파는 신상품 '대구1988 아이스크림 이불'은 인견 소재를 사용해 시원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사진 롯데쇼핑

체온을 낮춰주는 스마트 침구도 등장했다. 침구용품 제조업체 슬립앤슬립이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파아란 시리즈’는 피부에 닿을 때 열감을 바로 배출하는 겉감을 써 ‘쿨링(cooling)’ 기능을 제공한다.

아예 최적의 수면 조건을 제공하는 캡슐까지 나왔다. 롯데백화점이 판매하는 수면산소 캡슐은 수면 유도 램프가 달려 있고 일정량의 산소를 발생시켜 수면 장애 개선에 도움을 준다. 문을 닫으면 침대 공간이 마치 캡슐처럼 컴컴해지기 때문에 수면 캡슐이라고 부른다.

전문 수면 코디네이터가 상주하며 수면 체험을 지원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이 12일부터 여는 ‘쿨링 베딩(cooling bedding)’ 기획전 행사에서다. 이브자리도 지난 4월 수원 아주대병원에 수면 전문 매장(슬립앤슬립)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수면 클리닉을 갖춘 의료시설에서 수면 질환 환자에게 침구 환경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개인별 맞춤 침구와 함께 실제로 숙면을 체험할 수 있다.

이브자리가 아주대병원에서 첫 선을 보인 슬립앤슬랩 매장. 사진 이브자리

이브자리가 아주대병원에서 첫 선을 보인 슬립앤슬랩 매장. 사진 이브자리

한국인 평균 수면시간 OECD 하위권  

이브자리 매장에서 전시 중인 기능성침구. 사진 이브자리

이브자리 매장에서 전시 중인 기능성침구. 사진 이브자리

올해 전 세계 수면 보조제품 시장 예상 규모(92조원)와 비교하면 한국(3조원)은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국의 평균 수면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수면장애 관련 질환자(88만명)·진료비(1178억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신윤정 롯데백화점 가구치프바이어는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폭염이 예상되면서, 백화점에서도 열대야에 대비하는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수면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을 활용하면 열대야에도 편안한 수면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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