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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김종민·최인호·양향자…자천타천 민주당 최고위원 보니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최고위원 후보군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당 대표 임기 중 사퇴와 무관하게 최고위원의 2년 임기를 보장하는 쪽으로 당헌 개정의 방향을 잡으면서다. 당 최고위원의 임기가 당 대표와 ‘운명공동체’라면 대선주자급 당 대표가 탄생할 경우 최고위원의 임기도 자칫 7개월에 그칠 수 있다는 걱정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오는 8월 29일 열린다.

‘당 지도부’라고 표현하는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당 대표·원내대표 외 최다 7명의 최고위원으로 구성된다.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최고위원은 5명이다. 나머지는 당 대표가 지명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당 최고위원은 대개 계파별·권역별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재선급 의원이 전국구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최고위원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당내 세력 지형과 차기 리더십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건 그래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광주 상무지구의 한 음식점에서 21대 총선 호남 지역 당선인들과 오찬에 앞서 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광주 상무지구의 한 음식점에서 21대 총선 호남 지역 당선인들과 오찬에 앞서 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에 따르면 이개호(3선·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과 김종민(재선·논산-계룡-금산) 의원은 이미 출마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전남도 행정공무원 출신의 이 의원은 최근 주변에 호남권 최다선이라는 점을 내세워 “최고위원 선거에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여건이 조성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유력 대권·당권 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핵심 측근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이 2014년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지역구를 물려준 사이다. 다만 그는 “이 위원장 때문에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과 같은 호남권에서는 현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서삼석(재선·영암-무안-신안) 의원, 추미애(현 법무부 장관) 당 대표 시절 여성 부문 최고위원을 지낸 양향자(초선·광주 서을) 의원의 출마설도 나온다. 최근 주변에 출마 의지를 내비친 서 의원은 호남이란 지역과 농어촌 이익 대표성을 띠고 있다. 주변의 출마 권유에 고심 중인 양 의원은 지역 대표성보다는 여성과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의 적임자란 타이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충청권의 김종민 의원은 당 대표·최고위원 임기 규정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최고위원 출마 여부를 저울질해 왔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와 법제사법위원을 지내면서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도입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국정홍보비서관을 지낸 그는 친노·친문 핵심으로 분류된다. 그는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통령·국회·검찰·법원 등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친문 진영에서는 영남권의 최인호(재선·부산 사하갑) 의원과 박재호(재선·부산 남을) 의원의 출마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지역 정가에서는 최 의원이 최고위원을, 박 의원이 부산시당위원장을 각각 나눠 맡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거나 출마에 염두를 두고 뭘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면서도 “영남권과의 소통과 코로나 19에 따른 지역경제 위기 극복, 균형발전 문제 등과 관련해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도권에선 비문 진영의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이원욱(3선·화성을),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4수’를 포기했던 노 의원을 두고 당 안에서는 “2018년 설훈 최고위원이 당선된 것처럼 4선의 중량감 있는 중진이 한 명쯤은 필요하다”(중진 의원)는 견해가 있다. 당내 정세균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타천으로 거론되나, 이날 통화에서는 “전혀 출마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당내 쓴소리로 쌓은 대중적 이미지를 활용할 기회”(재선 의원)라는 얘기가 나온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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