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치료제 Zeffix에 관하여

중앙일보

입력

Q : 만성B형간염환자 입니다.
거의 10여년동안 GOT/GPT수치가 정상인에 가까웠으나,3개월전부터 갑작스럽게 GPT:150~400까지 상승하여 현재는 병원에서 받은 Zeffix(Lamivudine)를 복용하고 있으나, 이 약에 관한 상세정보를 얻고싶습니다.

A : 다음 내용은 저희 전문클리닉의 간클리닉에서 상담의로 수고하고 계시는 고대 소화기내과 엄순호선생님에게 보낸 내과 군의관의 Zeffix(lamivudine) 에 관한 요약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7%가 B형 간염 바이러스(HBV로 약함)에 감염되어 있으며 이중 상당수의 환자가 만성 B형 간염, 간경화 및 간암으로 진행한다. HBV에 의한 건강상의 문제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HBV에 감염되어 있지 않은 모든 국민, 특히 신생아에 대한 예방접종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확립되어 있다. 그러나 이미 HBV에 감염되어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치료법은 거의 없다. 인터페론-알파가 오래 전부터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군이 제한되어 있고, 가격이 비싸며 부작용이 많고, 무엇보다도 그 효과에 의문이 많았다. 최근 HIV의 치료약제로 개발되던 nucleoside analog들이 HBV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laxoWellcome에서 Zeffix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되는 lamivudine이 가장 먼저 임상에 도입되었다. 1998년 12월 미국 FDA에서 공인되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다. Lamivudine은 경구생체이용률이 86%정도로 위장관에서 흡수가 잘되며 간세포내에서 triphosphorylation이 되며 세포내에서의 반감기는 18시간이다. Lamivudine triphosphorylate는 HBV RNA-dependent DNA polymerase (reverse transcriptase)의 activity를 감소시켜 HBV의 증식을 억제한다. HBV는 다른 DNA 바이러스와는 달리 DNA에서 DNA가 직접 복제되지 않고 DNA -> RNA intermediate ->DNA의 과정을 거쳐 복제가 이루어 진다. HBV가 가지고 있는 polymerase는 DNA-dependent DNA polymerase activity와 RNA-dependent DNA polymerase activity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 이 효소가 lamivudine에 의해 억제가 되고 따라서 HBV의 증식이 억제되는 기전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만성 B형 간염에서의 lamivudine의 효과를 요약하면 (1) HBV DNA titer를 94%정도 감소시키고 (2) 41-72% 환자에서 ALT 수치가 정상화되며 (3) 간조직검사상 염증 및 섬유화의 정도가 감소하고 (4) 일부환자에서 HBe 항원양성에서 HBe 항체양성으로 seroconversion된다. 또한 HBV DNA가 양성인 환자에게 간이식을 시행하기 전후에 lamivudine을 투여하면 60%에서 HBV DNA가 음전되고 6%에서는 HBV surface antigen이 음전된다. 용량은 1일 100mg 1회 투여가 원칙이며 유의할 만한 부작용의 거의 없다. 치료시작 6개월 경부터는 약물에 대한 감수성이 감소한 YMDD변종이 발견되는데 52주간 투약하는 경우 YMDD변종의 발생률은 16-32%이다. 다행스럽게도 변종바이러스는 polymerase의 natural nucleotide에 대한 친화력이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wild-type의 바이러스에 비하여 복제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YMDD변종이 출현해도 lamivudine을 계속 투여하면 HBV DNA titer및 ALT가 치료전에 비하여 낮게 유지된다.

그러나 lamivudine을 만성 B형 간염환자에서 universal하게 사용하기에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이 많다. (1) lamivudine의 가장 큰 한계점은 근본적으로 HBV를 인체에서 제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HBV가 없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몇 가지 검사결과가 좋아진다 하여 환자의 수명이 연장되거나 삶의 질이 개선된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문론 HBV에 감염된 환자 중에서도 지속적으로 간세포의 괴사, 재생이 많은 사람에서 간경변과 간암이 호발하므로 lamivudine에 의하여 염증이 감소하면 궁극적으로 간경변, 간암의 발생률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이 현실로 되기까지에는 장기간의 임상시험 결과가 절실히 요구된다. (2) 사용기간에 대한 consensus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Lamivudine 치료 종료 후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인데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lamivudine에 의하여 HBV DNA가 음전되었던 환자의 74-91%에서 치료 종료 12개월에 HBV DNA가 양전되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연구 protocol에서 이용되는 12개월의 투약기간은 향후 어느정도 연장되리라 생각된다. (3) HBV가 양성인 모든 환자가 적응증이 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 특정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직 전무하다. 현재까지는 ALT가 높고 HBV DNA가 양성인 환자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4) 인터페론에 비하여 가격이 매우 싸다고는 하지만 (1일 1알 보험약가 4280원) 1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150만원이 넘고 사용기간이 연장될 경우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lamivudine은 HBV에 감염된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상에 도입되었다. 앞으로 보다 명확한 과학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게 처방하는 편이 안전하다. 만성 B형 간염환자중 ALT 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2-3배 이상 높으면서 피로, 구역, 체중감소,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 우선적으로 처방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증상이 없는 만성 B형 간염환자나 무증상 보균자에서의 사용은 아직 이르다고 보이며 단지 ALT 수치를 낮추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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