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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D]카카오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바로 이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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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은 카드나 간편결제로 전환되고 있다. 지도책이 놓일 자리를 내비게이션이 대체했다. 큰길에 나가 택시를 잡던 승객들은 보이지 않고, 택시 플랫폼이라는 ‘손안의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통장과 신분증을 들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던 은행 창구의 모습은 인터넷뱅킹이나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스마트뱅크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데이터로 리드하는 데이터 경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가 이어진다. 그중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무엇인가. 바로 ‘데이터’다. 아날로그 시대엔 휘발됐던 데이터가 디지털 시대엔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간편결제는 소비 데이터, 내비게이션은 운전행태 데이터, 택시 플랫폼은 위치 및 이동에 관한 데이터, 스마트뱅크 플랫폼은 금융 데이터를 축적한다.

한국의 데이터 경제, 어떻게 이행하고 있나

정부는 2018년 8월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 1월 '데이터·AI 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데이터의 수집·유통·활용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주기를 활성화하고,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 혁신생태계 조성 및 데이터와 인공지능 간 융합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국내 데이터 시장을 3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고, 인공지능 유니콘 기업 1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인공지능 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데이터 3법 개정은 데이터 경제 전환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2020년 8월 데이터 3법이 시행됨에 따라, 데이터 경제에 적합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무엇보다도 가명 정보(추가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의 개념을 도입해 다른 데이터와의 결합이 가능하도록 했고,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기업들은 금융·소비·의료·에너지·교통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하여 마케팅·제조·재고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 규제산업으로 꼽혔던 금융산업에서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9년 12월 오픈뱅킹 서비스가 은행뿐만 아니라 핀테크 사업자에게까지 전면 확대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앱으로 타행 은행 계좌까지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아파트 관리비 앱이나 가계부 관리 앱에서도 은행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모바일과 인터넷 외에 ATM 기기, 점포 등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허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오픈뱅킹 참여기관도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마이데이터 산업은 금융 데이터 활용의 핵심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는 데이터에 대한 권한을 정보 주체인 개인에게 부여한다는 것이 골자다. 개인은 ‘정보 이동권’을 갖고, 데이터 개방을 요청하면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제3자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함에 따라 소비자는 금융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은행·보험회사·카드회사 각각에 접근할 필요 없이 손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 포켓 금융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은행 데이터의 개방에 한정한 오픈뱅킹에서 한 단계 나아간 제도이다.

자료: 금융위원회

자료: 금융위원회

나아가 마이페이먼트 산업은 금융·유통·통신·미디어·제조 등 다양한 산업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트릴 전망이다. 데이터 3법 개정을 통해 마이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면,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마이페이먼트 산업을 도입할 계획이다. 마이페이먼트는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고도 이용자의 지시에 따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급지시서비스업(PISP)을 가리킨다. 결제자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용카드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물인터넷(IoT)냉장고가 식자재 주문과 결제를 진행하거나, AI 스피커가 송금과 결제를 이행하는 것과 같이 비금융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데이터 경제를 리딩하는 기업들

나이키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운동화 깔창으로 바이오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서비스로 연결한다. 기존 의료기관들이 질병 발생한 후 진단 과정을 거쳐 치료 및 처방을 해주는 서비스와 달리, 몸이 아프기 전에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경고해줄 수 있다.

비자카드는 위치기반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맞춤화된 디지털 쿠폰을 발급해 준다. 카드 발급 시 종이 쿠폰을 제공해 주지만, 소비자에게 전혀 유용하지 않거나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는 다른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SNS상의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채무상환 태도를 평가하고, 실시간에 가까운 대출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기존 금융사들이 원천징수영수증, 재직증명서 등과 같은 서류를 요구해 수일간의 채무상환능력과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티맵은 속도·급가속·급감속 등과 같은 운전행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운전습관’ 점수를 산출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운전자의 사고율이나 주행 습관을 무시한 채,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가입의 과정과는 다른 모습이다.

더존비즈온의 비지니스 플랫폼 '위하고'

더존비즈온의 비지니스 플랫폼 '위하고'

이 밖에도 온도·습도 등의 작황 환경 데이터를 활용해 농장을 관리하는 스마트팜은 1차 산업이라고 불리는 농업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작업공정의 다양한 센서들을 활용해 수집한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적정재고를 유지하고 제품 품질을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는 2차 산업 즉 제조업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가정에서의 라이프스타일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스마트 홈, 도로 내 다양한 인프라나 다른 자동차들과 실시간 빅데이터를 교환하는 자율주행 차 등에 이르기까지 빅데이터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데이터로 리드하라

첫째, 빅데이터가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이해해야 한다. 사실 활용될 분야는 ‘전부다’다. 기업들이 영위하는 산업 분야에서,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서 어떻게 빅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무엇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둘째, 가용할만한 데이터를 축적하라. 기업들이 경영·활동하는 모든 순간에 정형 혹은 비정형 데이터가 생성되기 마련이다. 어떤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고, 이러한 데이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축적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야 한다. 기업의 여건에 맞는 데이터 수집/저장/분석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셋째,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하라. 정부는 2018년부터 공공 빅데이터 구축 및 개방을 추진해 왔고, 그 결과물이 도출되기 시작했다. 아래 내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공과 민간이 협업해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구축한 빅데이터 플랫폼 리스트다. 기업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빅데이터와 기업 내부 데이터를 연동해 활용성을 높여야겠다.

넷째,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비금융사는 독자적인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서비스 제공할 수 있다.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 및 마이페이먼트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제도·정책·규제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유망 사업영역을 발굴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및 한국 경제산업연구원의 경제연구실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다양한 정부 부처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지략을 제시하고 있다. 『더블 딥 시나리오』 『경제 읽어주는 남자』 등의 저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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