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D]언택트가 표준이 된 시대… '언택트 서비스'가 경쟁력

중앙일보

입력 2020.04.21 07:00

업데이트 2021.03.26 09:03

트랜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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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 새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시끌벅적했던 문구점 풍경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학교앞 문구점 사장님의 역할은 온라인 쇼핑몰 직원이나 배달직원으로 대체됐다. 새 학기를 준비하는 방법이 비대면화 된 것이다.

올해 새 학기에는 준비하는 학용품이 바뀌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데, 교육도 예외일 수 없다. '온라인 개학'에 따라 필기구가 아닌 PC, PC용 카메라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 교육에도 비대면화가 진행된 것이다.

 신학기 상품 판매액 증가율 [출처:G마켓/주:3월25일~31일 기준(전년동기대비 증가율)]

신학기 상품 판매액 증가율 [출처:G마켓/주:3월25일~31일 기준(전년동기대비 증가율)]

언택트 서비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장 거센 물결

언택트(Untact)는 `접촉하다`라는 의미의 `콘택트(contact)`와 부정사 `언(un)`의 합성어다. 이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는 비대면 및 비접촉을 뜻하고 무인, 셀프, 자동화 트렌드를 의미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들을 총괄해서 언택트 기술이라고 하고, 이에 기초해 유통, 금융, 교육, 이동 등을 제공하는 기업경영을 언택트 서비스라고 한다. 필자는『경제 읽어주는 남자의 디지털 경제지도』를 통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을 5가지로 정리했는데, 언택트는 그 중 첫 번째 물결이다.

물건을 사지만 점원을 만나지 않는다.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 때문이다. 택시를 타지만, 기사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다. 카카오택시는 택시를 잡고, 타고, 결제하는 전 과정에서 기사와 대면할 일을 없애주는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업을 받고 있지만, 선생님이나 동료를 만나지 않는다.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은행원을 만나지 않는다.

필자가 한 대학에서 80여명의 학생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광석 제공]

필자가 한 대학에서 80여명의 학생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광석 제공]

대면 서비스에서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은 산업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언택트 서비스의 이용은 더욱 급증했다. 언택트 서비스의 이용은 일시적인 증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전환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자의 신기술 수용성은 유용성과 사용 편의성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런 외부적 영향으로 유용함과 편리함을 지각하고 나면 해당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강하게 체화될 것이다.

예컨데 온라인 강의를 시도해 본 경험이 없는 시니어 교수들도 ‘강제적으로’ 경험을 하고 나면 의외의 유용함과 편리함을 지각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도 불편과 시간을 비용으로 지불해 가며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고, 대학도 오프라인 강의실을 운용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의 온라인 강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존비즈온의 비지니스 플랫폼 '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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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서비스 전산업에 들어와

온라인 쇼핑은 유통산업의 비대면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 중인지 극적으로 보여준다. 2013년에는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9%였으나, 2020년 2월에는 32.7%에 이른다. 특히 온라인 쇼핑은 PC 기반의 인터넷 쇼핑과 휴대폰 기반의 모바일 쇼핑으로 구분되는데, 2015년 모바일 쇼핑이 시장의 과반을 장악한 이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경향성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2021년에는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수익실현뿐 아니라 시장 장악력 또한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 도소매 판매액 대비 온라인 쇼핑 거래액 비중 기준(왼쪽), 판매 매체별 온라인 쇼핑 거래액 비중 [출처: 통계청]

전체 도소매 판매액 대비 온라인 쇼핑 거래액 비중 기준(왼쪽), 판매 매체별 온라인 쇼핑 거래액 비중 [출처: 통계청]

온라인 쇼핑은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 기술들이 맞물려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초해 어떤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 예측해 주문 없이도 상품을 공급해 준다거나,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옷을 입어 보거나 가구를 배치해 보는 등의 경험을 제공해 주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춤화된 상품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오프라인 유통매장에서도 점원을 만날 기회는 이미 줄어들었다. 대형 프렌차이즈들이 키오스크를 도입해 주문과 지급결제를 비대면화 하고 있다. 중소 자영업자들도 키오스크를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키오스크는 생체인식기술을 도입해 개인인증과 지급결제를 자동화하거나, 음성 챗봇과 융합해 대화가 가능해지고 있다. 국내 1위 챗봇 기업 WISEnut은 스마트폰 챗봇과 3D 기술을 융합해 실감형 키오스크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와이즈넛(WISEnut)의 실감형 키오스크 컨셉트. [WISEnut 제공]

와이즈넛(WISEnut)의 실감형 키오스크 컨셉트. [WISEnut 제공]

금융산업은 더하다. 인터넷뱅킹의 도입은 은행 지점을 방문하는 횟수를 급격히 줄였다. 더욱이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원을 만나지 않아도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손안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뱅크' 설립 인가를 받아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다자 경쟁 구도로 재편되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에게는 더욱 편리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 각 금융사는 자산관리라는 금융서비스를 비대면화 해나가고 있다. P2P 금융플랫폼은 투자와 대출 등의 금융서비스에 은행 자체를 배제하고 있다. 무인 은행으로 진화하고 있는 트렌드는 오프라인 금융서비스마저 언택트화 하고 있음을 실감케 해준다.

그 밖의 모든 영역에서 언택트화가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G7 재무장관회의나 G20 정상회담도 화상으로 진행했다. 재택근무를 이행하는 기업들은 'WEHAGO'같은 비즈니스용 원격근무 솔루션,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언택트 채용방식도 꾸준히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등 기업들이 채용절차의 일부 혹은 전 과정을 언택트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서류전형부터 화상 면접까지 비대면 채용솔루션을 제공하는 마이다스아이티는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고객사가 300여 곳에 달한다. 인크루트도 화상 면접 솔루션과 클라우드 기반의 온라인 필기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언택트 뉴노멀 시대의 전략

기업들은 영위하는 산업 내에서 대면화 된 서비스를 어떻게 비대면화 할 수 있을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경쟁력이자 차별화된 서비스가 될 것이다. 고객과의 접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영 활동의 영역에 걸쳐 언택트 기술들의 도입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이는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와 직결될 것이다. 온라인·모바일 중심사회에 소비자의 소비패턴에 걸맞은 비대면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어떠한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탐색할 필요가 있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빅 테크 기업들의 선도적인 언택트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경쟁사들의 대응도 주시해야 한다. 어떠한 솔루션들을 도입하는지, 어떤 언택트 기술들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언택트가 뉴노멀이 된 시대에 뒤처진 기업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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